대구시와 사업조합, 노조는 2일 오전 9시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노사합의서 조인식을 갖고 "8일간 이어진 파업사태로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시민들에게 고개숙여 사죄했다.
그러나 극적인 타결을 끝낸 뒤에도 노.사나 대구시 모두 별로 밝은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
타결 결과에 대해 노사 모두 불만족을 표하고 있는데다 서로간의 신뢰에 큰 상처를 남긴 탓이다.
또 시민들의 엄청난 비난을 떠안은 것도 큰 부담으로 보였다.
▲최준 버스조합 이사장
합의서 도장을 찍었지만 '위기가 현실이 됐다'며 우려하는 표정을 보였다.
최준 버스조합 이사장은 "더 이상 시민들에게 불편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해 합의했다"며 "버스운영에 대한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는데 파업전에 충분히 이런 논의를 거쳤다면 시민불편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또 "일단 운행을 위해 타결을 했지만 6% 인상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당장 10일날 상여금과 학자금, 휴가비 등이 몰려 있어 위기"라고 했다.
특히 마지막까지 인금 인상에 강하게 반대했던 일부 대표들의 반발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용택 버스노조 지부장
장 지부장 역시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장 지부장은 "시민들이 해마다 버스파업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는 버스파업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8일 동안이나 파업을 했지만 임금 인상 폭이 광주보다도 못해 유감"이라며 "더이상의 파행을 막기위해 협상 테이블로 되돌아왔지만 결코 만족스런 결과는 아니다"고 말했다.
장 지부장은 그러나 버스 준공영제 시행에 대해서는 "버스를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인 만큼 조속하고도 원활한 시행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대구시는 시내버스 파업의 장기화에 따른 시민불편과 교통난이 해소되고, 특히 이날 오전의 모의수능 시험이 차질없이 무사히 치러질 수 있게되자 크게 안도했다.
조해녕 대구시장은 이날 새벽에 파업이 타결되자 '시민 여러분들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그간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다"면서 "파업기간중 비상수송대책을 수립, 시행했으나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사과했다.
또 조 시장은 "승용차 함께 타기, 자전거 타기, 걷기운동 등 성숙한 시민의식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 활동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됐으며, 파업기간 중 시민들이 질서를 지켜준 것은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조시장은 "늦게나마 자율적으로 타결을 이룬 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노사 양측의 타결노력에 감사를 표하고 "시내버스 업계가 경영합리화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대구의 실정에 맞는 준공영제 모델을 개발,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사진: 1일 밤 대구 시내버스 노사협상 중 최준 이사장이 도와달라며 노조대표자들에게 큰절을 올리자 노조대표들이 등을 돌리며 협상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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