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국연극제의 특징은 우선 눈에 띌 만큼 주목을 받은 작품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 말은 다른 의미에서는 이제 우리의 연극수준이 전국적으로 어느 정도 평준화가 되었다는 말도 된다.
하지만 그런 중에도 몇몇 작품은 연극의 가장 기본적인 문법도 이해하지 못한 듯한 수준이어서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아쉬움은 있었지만 어차피 상대적인 평가에 의해 수상자를 선정하기로 하고, 희곡의 선택에서부터 연출, 연기는 물론 무대미술, 음향, 조명 등 연극전반에 걸쳐 어느 만큼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심사에 들어갔다.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심사한 결과 대상에는 대전의 '인류 최초의 키스', 우수상에는 전라북도의 '땅과 새'와 강원도의 '날 보러 와요'가 선정되었다.
대상을 받은 '인류 최초의 키스' 경우 일부 과장된 표현이 눈에 띄긴 했으나 무난한 무대 형상과 전반적으로 고른 연기자의 무대 앙상블이 돋보인 점이 대상으로 선정되게 하였다.
'땅과 새'는 무대 위에서의 강약이 아쉬웠으나 비교적 무난한 무대 미학, 그리고 짜임새 있는 창작희곡을 들고 나왔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날 보러 와요'의 경우는 연기자들의 안정된 연기와 연출의 창의성이 돋보였다는 점에서 우수상 선정에 이의가 없었다.
이번 연극제의 수확이라면 희곡 '땅과 새'를 쓴 작가 김정수(전북)와 '날 보러 와요'의 연출 김귀선(강원), 그리고 대상을 받은 대전의 '인류 최초의 키스'를 연출한 여자 연출자 이소희를 들 수 있겠다.
우리 지역의 경우 경북의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는 사실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무대로 '무대예술상'을 받았으나 연기자들의 부적절한 발성과 연기는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대구의 '조통면옥'은 개최도시이면서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뼈아픈 반성이 있어야 하겠고 아울러 이번 행사를 통해 대구 연극이 새롭게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필동(연출가.전국연극제 심사위원)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트럼프, 중동상황으로 조기 귀국"…한미정상회담 불발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