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대표 섭섭합니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6.5 재보선 기간 중 대구.경북을 한 차례도 찾지 않았다.

선거 관심이 온통 광역단체장 선거에 쏠린다고 하지만 지역 4곳(대구 동.북구청장, 달서구.영주 광역의원)에서 열리는 보선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지역 한나라당 후보로선 섭섭하지만 내놓고 얘기할 처지도 아니다.

선거 D-1일인 4일에도 박 대표는 제주를 찾았다.

전날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장이 대구를 찾았지만 박 대표는 부산으로 내려갔다.

선거기간 중 부산에만 4번 갔고, 경남에는 2번, 제주 3번을 찾았었다.

또 기초단체장 선거지원을 위해 대전, 충남 당진, 강원 춘천, 경기 평택.부천 등지를 한두차례씩 내려갔지만 대구.경북 쪽으론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도 지난 1일 제주, 2일 경남 양산과 부산 해운대에 지원하러 갔었다.

이런 박 대표의 행보는 당내에서 불거지고 있는 '반(反) 영남정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4.15 총선에서 대구.경북 모두를 석권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조차 지역주의 논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일부 수도권 의원들은 "수도권이 전진기지라면 영남은 병참기지"라며 지역 정치권을 폄하하기도 했다.

최근 국회 부의장 도전 뜻을 접은 이상득(李相得) 의원조차 "박 대표가 대구 출신인 상황에서 부의장 문제가 부산.경남 선거에 미칠 직.간접 영향을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해 경선 포기에 박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음을 시사했다.

지역 정치권은 박 대표가 지나치게 수도권을 의식, 대구.경북에 거리를 두고 있지 않느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사법당국의 선거법 위반 수사가 대구.경북에 집중되고 있지만 박 대표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도 섭섭하다.

지역 한 재선 의원은 "박 대표가 표를 몰아준 대구.경북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니냐"며 "수도권 일부에서 반영남 정서가 있다해도 박 대표만이라도 적극적으로 지역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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