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냉천 아마추어 골프대회

'동네골퍼들 다 모여라!'.

9일 오전 냉천골프장. 매월 둘째 수요일마다 열리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친선경기 대회날이다.

지난달 처음 대회가 열린 이후 이번이 두번째. 80여명의 참가자들은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골프클럽을 매만지거나 스윙연습에 여념이 없다.

출전자들은 30대에서 50대까지 주부, 직장인, 자영업자, 전문직 등 각양각색. 상당수는 실력을 의식않고 '용감'하게 출전한 초보자들이다.

경기방식은 최저타순으로 남녀별 등위를 가리는 스트로크 방식과 구력이 짧은 골퍼들을 배려하기 위해 경기후 추첨으로 6개홀을 선정한 뒤 평균성적으로 개인별 핸디를 정하고 나머지 홀 성적으로 순위를 가리는 신페리오방식이 혼합됐다.

여성 첫 조를 시작으로 라운딩에 들어갔다.

남성 첫조는 90대 초반타수(18홀 기준)의 전영수(41.건설업), 김희태(42.자동차중개업)씨, 80대 후반타수의 전상열(39.자영업)씨, 구력 5년의 이세복(51.자영업)씨가 팀을 이뤘다.

이씨는 첫 대회 챔피언이다.

파5인 첫 홀부터 만만찮다.

윗방향으로 경사가 급한 데다 페어웨이가 짧다.

이세복씨가 2타만에 온그린하며 버디찬스를 맞았다.

반면 전상열씨는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카트 통로에 OB를 냈다.

다행히 벌타없이 안쪽에 들여 칠 수 있는 볼. 푸짐한 상품이 걸린 시합이지만 코스경험이 많은 이씨가 공략법을 일러 준다.

이씨만 버디를 하고 나머지는 모두 보기플레이를 했다.

다음은 5번홀. 다소 어려운 코스다.

이전 2~4번 홀을 무난하게 마친 데 자신감을 얻은 듯 모두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것이 확연히 눈에 띈다.

아니나 다를까 모두 OB를 냈다.

전영수씨는 2번 연속 OB를 냈다.

애꿎은 나무와 러프만 욕을 본다.

전씨가 내뱉는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탄식이 이때만큼 절절할 수가 없다.

그는 결국 트리플보기. 주변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굿샤-앗'소리가 야속하다.

파4의 6번홀. 난코스인데도 운좋게 그린 주변에 볼을 붙였다.

모두 두 번만에 온 그린이다.

욕심을 부린 탓일까. 이전까지만 해도 잘 맞던 퍼팅이 홀컵 1m앞에서도, 50㎝ 거리에서도 모두 비켜난다.

'그린이 그렇게 만만한줄 알았느냐는 듯' 트리플보기와 더블보기가 손을 내민다.

9홀 파34의 냉천코스에서 전상열씨는 46타, 김희태씨는 42타, 전영수씨는 41타, 이세복씨는 35타로 경기를 마감했다.

"골프는 타수를 줄이려고 욕심을 내면 낼수록 냉정을 잃고 무리를 하게 되요. 꾸준히 연습하고 정도에 어긋나지 않게 공략해야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과 닮았다고 할까요". 이 팀에서 최저타를 기록한 이씨의 말이다.

김윤규 냉천컨트리클럽 이사는 "캐디피 7천원, 그린피 3만5천원의 적은 부담에다 초보자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퍼블릭 코스의 장점 때문에 골프대회 참여열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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