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온라인에 부는 복고바람

'인터넷에서 추억을 즐겨볼까?'

과거를 회상하는 복고 스타일이 인기를 얻고 있다.

패션, 음식, 영화, 음악 등 생활 대부분 분야에서 복고 바람이 불고 있는데 최첨단을 상징하는 인터넷 세상 또한 예외는 아니다.

매시간 매초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돼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 공간에서 추억을 찾아본다니 이색적이다.

요즘 그런 이색적인 사이트들이 인기다.

주소창에 '01410.net'을 치면 단번에 몇 년 전 PC통신 공간으로 이동한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파란색 바탕 화면에 사진 한 장 없이 알파벳 명령어를 입력하는 방식이나 초기 배경음으로 울리는 전화 접속음은 접속할 때 한참 걸리던 PC통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네티즌들은 "진짜 옛날에 돈이 많이 나올까봐 조금씩 조금씩 했던 기억이 납니다.

피시통신 안해본 사람은 그 재미 모릅니다(ID 이라또)"라며 반가워했다.

온갖 배너 광고로 넘쳐나는 인터넷 초기화면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깨끗한' 화면이었다.

요즘처럼 현란하고 복잡한 팝업창이나 광고 배너 대신 자사 광고만 덩그러니 있는가 하면 97년 당시 야후(yahoo)가 한자로 '野厚'로 표기돼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인터넷 사이트의 옛 모습을 확인하려면 아카이브(www.archive.org)에 들어가면 된다.

인터넷 아카이브는 96년 만들어진 일종의 인터넷 기록보관소로, 인터넷과 관련된 기록을 영구히 제공하기 위해 일부 네티즌이 참여해 만든 비영리기관이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먼저 'www.archive.org'에 접속한 뒤 'Take me back(과거로 날 보내줘)'란에 원하는 주소를 입력하면 된다.

오래된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물건들도 인터넷을 통해 구할 수 있다.

토토의 오래된 물건(www.totoman.co.kr)에는 과거 국민학교 교과서부터 장난감, 영화포스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순이야 놀자', '영희야 안녕' 이라 쓰인 1학년 1학기 바른생활 교과서는 1만원, 못난이 인형 1만7천원, 양은 도시락 2만원 등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40, 50대 성인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 사진과 물건들이 즐비해 중년 네티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토토의 오래된 물건' 사이트에서 한 네티즌은 "바쁘다는 이유로 잊고 지냈던 많은 것들을 인터넷을 통해 확인하고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 인터넷이 또다른 회상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 물건을 판매하는 경매사이트도 있다.

코베이(kobay.co.kr)에서는 60, 70년대 만화책이 한권에 20만원대에 팔려나간다.

그 외에도 오래된 찬송가, 60년대 영화 포스터, 고서적 등을 사고 팔려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사진: 과거 pc통신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화면(01410.net 사진 위). 1997년 당시 야후(www.yahoo.co.kr 사진 가운데)초기화면. 1960,70년대 물건을 사고파는 토토의 오래된 물건(www.totom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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