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위해 조금만 배려를 해 주면 좋을 텐데…".
평일에는 하루 1만여명, 휴일은 2만~3만여명이 찾을 정도로 시민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대구 신천변.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출입이 금지된 오토바이가 매캐한 매연을 뿜으며 달리는가 하면 덩치 큰 개가 지나다녀 어린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
23일 오후 6시 대구 수성교 주변의 신천 둔치. 30℃를 넘는 더위를 피해 이곳을 찾은 시민들이 평온하게 쉬고 있었다.
그러나 오토바이가 자전거 전용도로에 나타나자 시민들이 연이어 불만을 터뜨렸다.
김정민(34.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씨는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 자주 오는데 수시로 나타나는 오토바이 때문에 불안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시끄러운 소리에다 매연까지 뿜으며 지나가면 금세 불쾌해진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손자가 오토바이에 부딪쳐 무릎을 다쳤다는 정숙자(59.대구시 중구 계산동) 할머니는 "오토바이 출입 금지 팻말이 곳곳에 붙어있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며 "오토바이를 몰고 들어오는 사람도 문제지만 시나 경찰은 왜 단속을 안하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신천변 둔치는 오토바이족들에게는 사랑받는 '지름길'이다.
신호를 받지 않아도 되고 승용차에 시달릴 필요도 없어 밤 시간대면 청소년 폭주족까지 등장하고 낮에는 배달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코스가 된 것.
도청교 부근에서 만난 오토바이 운전자 김성호(27.북구 칠성동)씨는 "음식 배달을 위해 신천변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며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배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부쩍 늘어난 개도 신천을 찾는 시민들의 기분을 망치는 요인 중 하나.
작은 개 뿐 아니라 덩치가 어른의 허리까지 올라오는 시베리안 허스키와 알래스카 말라뮤트, 세인트 버나드 등 각종 대형견들이 등장해 산책나온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최은민(36.여.북구 침산동)씨는 "아이들이 신천변 놀이터에서 놀고 있을때 주인과 함께 나온 덩치 큰 개들이 다가오면 머리끝이 주뼛해진다"며 "개의 목에 띠를 두르고는 있지만 출입이 금지된 만큼 다른 시민들을 위해 원칙을 지켜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오토바이와 개의 출입을 막는다는 안내문을 곳곳에 써 붙여 놓았을 뿐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단속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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