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만성신부전증 박윤정씨

만성신부전증을 앓아 일주일에 3번씩 혈액 투석을 하며 하루하루 생명을 이어가는 박윤정(39.여.서구 비산동)씨는 요즘 애간장이 탄다.

병원파업 때문에 혈액투석을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

아직까지 치료를 받지 못한 적은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난 3년간의 악몽같은 투병 생활 못지 않게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건강했던 박씨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지난 2001년. 둘째딸을 낳고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가 '만성신부전증에 걸렸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

만성신부전증은 배설기능과 몸 속의 수분과 염분의 양을 조절해 주는 콩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병. 당뇨병이나 고혈압, 사구체신염, 만성신우신염, 요로감염 등 여러 원인으로 몇년에 걸쳐 서서히 일어나는데다 콩팥기능이 거의 완전히 이뤄지지 않을 때까지 뚜렷한 증세를 나타내지 않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는 질병.

이 때부터 악몽같은 투병생활이 시작됐다.

매주 혈액투석을 해야 하고 혈관이 막히는 경우가 많아 혈관확장 수술을 수시로 해야 했다.

혈관확장 수술을 하고 난뒤 '주먹대장'처럼 부풀어 오른 엄마 팔을 보고 어린 딸이 무서워서 울 때는 가슴이 찢어졌다.

유일한 치료 방법은 신장이식. 하지만 신장기증을 받기 위해서는 신장기증협회에 등록해야 하는데 등록비 30만원이 없어 아직 등록조차 못했다.

100여만원에 불과한 남편월급으로는 늘 빠듯한 살림살이를 꾸려가는 박씨는 혈액투석 치료에 필요한 병원비까지 구해야 하는 등 2중고를 겪고 있다.

조금이라도 치료비를 마련해 보겠다면서 주위에서 주선하는 일감을 맡기도 했지만 몸이 따라 주지 않아 며칠만에 그만 두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박씨는 "몹쓸 병에 걸렸다는 절망감을 이겨내기 힘들어 죄 없는 가족들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했다"며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며 눈물을 흘렸다.

남편(40)은 아내의 혈액투석을 도우며 생업을 이어 가느라 자신의 건강도 챙기지 못해 금방이라도 쓰러질 지경이다.

"고통스러워도 가족에게 내색 않는 아내가 안쓰럽다"는 남편은 "가난 해도 좋으니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돈이 없어 치료 조차받기 어렵고,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고...". 자신에게 닥친 병마와 가난 앞에 말을 잇지 못하는 박씨는 하지만 '나을 수 있다'는 희망만은 포기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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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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