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 '루사'와 '매미'는 한때 무뎌졌던 풍수해에 대한 경각심을 새롭게 일깨웠다. 엄청난 상처를 입은 끝에 얻은 교훈이었기에 이즈음에 꼭 한번 되새겨 볼 선조들의 유산이 있다.
안동대학교 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호방사적비(湖防事蹟碑). 정유(1777년) 대홍수때 유실된 제방, 포항제(浦項堤)와 송제(松堤)를 이듬해에 새로 쌓은 이력을 담아 경자년(1780년)에 세운 것이다. 이 제방은 현재 안동시 법흥동 안동댐 주변과 용상동 제방의 전신으로 당시 수해로 모두 유실돼 다시 쌓았고 이후 지속적으로 보완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비문에는 제방 재건에 안동읍의 장정으로도 부족하자 안동부사가 경상도관찰사에 도움을 요청해 도내 각처에서 18만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각각 길이 7리(2.8㎞), 높이 3장(9m)으로 쌓았다고 기록돼 있다.
이 비는 30여년 전 안동댐 건설당시 보조댐 공사장 주변 모래사장에 묻혀 있다 발견됐는데 위치상으로 볼때 당시 포항제 주변에 세워졌고 갑술년(1934년) 혹은 을축년(1936) 수해때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금의 용상동제방(송제) 주변에 이 비와 같은 해인 1780년에 세운 송제사적비(松堤事蹟碑)가 그대로 남아 있는 사실에 근거해 두 제방을 다시 쌓은 뒤 각각 비를 세운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안동대학교 박물관 권두규(46) 학예사는 "비문에 적힌 제방규모는 당시로는 엄청난 인력과 자재가 소요되는 대역사로 60년 주기의 대홍수를 염두에 둔 치수(治水)였다"고 설명했다. 또 대규모 인력을 지원한 점과 비문에서 제방을 새로 쌓아 백성의 안정과 고을의 재물을 공고히 한 것을 칭송한 데서 나라에서 재해극복을 위한 협력과 그 의의를 매우 중요히 했음을 엿볼 수 있다는 것.
따라서 호방사적비를 대학 박물관이 아닌, 원래 있던 자리에 다시 세워 풍수해에 대한 경각심과 선조들의 재난극복에 대한 의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다만 비석의 풍화상태가 심각해 온전히 보전할 수 있는 비각을 지은 뒤 옮기거나 진품은 박물관에 보존하고 복제비석을 세우는 등 여러가지 합당한 공개전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사진 : 안동대 박물관에 있는 호방사적비.
































댓글 많은 뉴스
오발 막겠다고 '빈 총' 들고 경계근무 논란 1군단장 직무배제
뜨는 명물 달성공원 새벽시장 '관광 명소화' 해법은?
대구·경북 경찰서 한곳 장기 근무 1600명…"향찰 방지는 필요, '순환' 능사 아냐"
오세훈·유승민 한남동서 2시간 독대…"탄핵 넘고 보수 통합해야"
[야고부-조두진] 꼭 기억해야 할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