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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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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성종 때 예조판서를 지낸 성현(成俔)은 폭넓은 지식과 풍부한 경험, 뛰어난 문장의 소유자였다.

우리나라 15세기의 풍속을 집대성한 용재총화란 책을 남겼다.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지만 그의 풍모는 그와 딴 판이었던 모양이다.

조정 사람들은 좌객(坐客)이란 별칭으로 놀림감을 삼기도 했다.

당시에는 기생집 나들이를 할 때 얼굴이 추한 들러리를 데리고 다니는 풍습이 있었다.

이를 좌객이라 했는데 성현은 임금의 좌객으로 제격이라는 우스개다.

▲용재총화에서 그는 우리나라의 문장들을 세세히 분석하고 있다.

최치원의 경우 시구에 능숙하나 뜻이 정미하지 못하고, 김부식은 글이 담대하나 화려하지 못하다는 토를 달았다.

이규보는 다듬을 줄 알았으나 거두지 못했고, 정몽주는 순수하나 종요롭지 못하다는 흠을 잡았다.

이색은 시와 글의 집대성이라 하나 비루하고 엉성한 모습이 많으며, 성삼문은 문장이 호방하나 시는 잘 못하였다고 꼬집었다.

▲이들 모두가 당대의 문장가들이었지만 골고루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성현은 박팽년과 서거정 두 사람에게만 후한 점수를 줬다.

박팽년은 경술, 문장, 필법을 모두 잘했기 때문에 집대성으로 추대할 만하다고 칭찬했다.

서거정은 문장이 화려하고 아름다우며, 시가 뛰어나다는 품평을 남겼다.

▲이런 일이 문장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든 고루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특히 종합복합예술이나 다름없는 정치세계에서 추앙받는 지도자로 남으려면 비상한 자질과 덕성, 예지를 요구받게 된다.

그러나 세속 인간사를 보면 남을 비판하는 것으로 업을 삼고, 그 스스로는 아무런 수양의 도리를 취하지 않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요즘 우리 정치권의 화두가 과거사 뒤지기다.

여기서 분명히 해두어야 할 것은 사람이나 정권에게 반드시 공과가 있다는 점이다.

공을 너무 앞세워서도 안 되겠지만, 과만 들추려는 것도 바람직한 태도라 할 수 없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은 모두 독재자지만 그 시대 나름의 공도 없지 않았다.

과거사 뒤지기가 과거를 부정하는 목적으로 흘러서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미래의 과거가 될 자신의 역사를 먼저 돌아보는 겸손이 아쉬워진다.

박진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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