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퍼펙트 에로\' 日애니

다 큰 어른이 애니메이션을 보면 시선이 삐딱하다.

"아직 덜 된 인간이구먼". 그러나 필자도 애니메이션을 무척 좋아한다. 한달 구입 DVD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잘된 애니메이션, 열 극영화 부럽지 않다. 그것은 애니메이션이 가진 무한한 확장성 때문이다. 극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이 최진실(요즘 한창 시끄럽다. 도대체 진실이 뭐야?)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녀의 전작 또는 전력을 알고 있는 관객은 틀림없이 그녀를 작품의 잣대로 삼을 것이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 어느 주인공이던 늘 새롭고, 환상적이며 섹스어필하다.

'야한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다. 선입견 없는 완벽한 형태의 에로틱이 가능한 것이다.

통상 그런 애니메이션을 OVA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OVA는 Original Video Animation의 이니셜. 정확한 뜻은 극장으로 개봉하지 않고, 비디오로 바로 출시되는 애니메이션이다. 그 중에 야한 애니메이션이 많다보니 AV(Adult Video.성인용비디오)와 혼돈돼 사용된 것이다.

국내 성인 OVA 중 대표적인 작품이 '누들누드'.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카이트(Kite)'와 '메조 포르테'가 있다.

특히 '카이트'와 '메조 포르테'는 수준급 만화에 폭력과 섹스를 결부시킨 본격 18금 성인 OVA. 섹스의 표현 수위는 포르노급이며, 폭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국내에선 시판금지 품목이다. 오늘은 국내에서 개봉된 애니메이션을 위주로 훑어보자.

국내 팬들이 애니메이션에서 에로틱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공각기동대'. 1995년 오시이 마모루 감독작.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소개됐다. 이 당시 부산에서는 오토모 카츠히로의 '메모리즈'와 함께 '공각기동대'가 상영돼 국내 수많은 팬들이 몰려가기도 했다.

나체의 여인이 기계와 접속된 사진은 상당한 비주얼의 충격을 선사했다. 이때까지 국내 애니메이션이라고는 동화 속 캐릭터들이 주를 이뤘다. 애니메이션에서 도발적이면서, 섹스어필한 느낌을 갖기란 불가능했던 일.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 '공각기동대'의 이 장면은 그 하나만으로도 눈이 번쩍 뜨이는 일이었다.

극중에도 여러 차례 완전 나신이 드러난다. 물론 인간이 아니어서 체모나 젖꼭지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매력적인 이미지의 여주인공이 옷을 벗는다는 사실은 애니메이션으로서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뒤이어 '수병위인풍첩'으로 잘 알려진 '무사 쥬베이'가 소개됐다. 이 작품은 국내 수입 1호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막부의 전복을 노리는 세력과 무사 쥬베이가 벌이는 성인 무협물.

잔인하고, 야한 구석이 있어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수입추천을 받지 못하다 겨우 18세 미만 금지 등급을 받아 국내에 소개됐다.

여인을 겁탈하는 거대 괴무사의 장면은 일품(?)이었다. 인형처럼 작은 여인을 거꾸로 들고, 거대한 혀로 여인의 주요부분을 핥는 모습은 '겁탈'의 광포함을 그대로 전해주었다.

최근에 개봉된 '퍼펙트 블루'는 스릴러 장르다. 청순한 이미지의 10대 스타가 점차 AV스타로 '변질'되면서 벌어지는 살인을 그리고 있다. 야한 사진도 찍고, AV영화에도 출연하면서 여주인공의 노출수위도 점차 높아간다.

'퍼펙트 블루'는 여인의 체모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원래 있던 것을 숨기려다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애니메이터들이 가느다란 선을 하나 둘 그려내 완성된 것이다. 작업실에서 체모를 그려 넣고 있는 모습을 연상하면 웃음이 나온다. DVD 타이틀에서는 체모부분이 그대로 살아있다. 무삭제, 노 모자이크다.

흥미로운 것은 애니메이션의 노출수위다. 위에 언급한 세 작품의 경우만 하더라도 점점 야해진다. 일본에서는 '에반게리온'의 짝퉁 OVA버전도 있다. 노출도 보통이 아니다.

이러다 본격 일본 성인 OVA도 들어오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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