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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미의 영화속 정신의학-뽀네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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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에 직면한 4살배기 아이의 애도(哀悼) 과정을 보여준다.

뽀네뜨는 자동차 사고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를 잃었다.

자신은 단지 왼팔만 약간 다쳤을 뿐인데, 엄마는 다시 살아날 수 없었다.

뽀네뜨로서는 엄마를 영영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이런 그녀를 아빠는 고모 집에 맡기고 출장을 떠나버렸다.

뽀네뜨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인형과 대화를 하거나, 꿈속에서 엄마를 만나는 게 관심의 전부였다.

이런 뽀네뜨에게 고모가 위로의 말을 해준다.

엄마도 분명 예수님처럼 다시 살아서 돌아올 거라고. 그때부터 뽀네뜨는 매일 집 밖에서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어떤 이는 이런 시련의 과정을 이겨내면 엄마를 만날 수 있다고도 하고, 기도를 열심히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도 했다.

가혹하게도 짖궂은 아이가 말하기를, 엄마가 죽은 것은 아이가 나쁜 짓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4살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나는 만화 주인공처럼, 죽음을 일시적인 것으로 여기고, 잠시 헤어져 있다가 이내 만날 수 있다고 믿는다.

만 5세 이상부터 7세경에 어른들과 유사한 죽음의 개념을 갖기 시작하나, 이때도 다른 사람은 죽어도 엄마는 절대 죽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뽀네뜨의 꿈속에서조차 엄마가 나타나지 않는다.

어떤 것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았던 뽀네뜨는 어느 날 새벽 엄마의 무덤으로 달려간다.

고사리 손으로 무덤을 파헤치며 눈물을 뚝뚝 흘린다.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엄마가 성큼성큼 다가와서는 뽀네뜨에게 따뜻한 스웨터도 주고 안아주기도 한다.

엄마만 기다리며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는 울보 딸에게 엄마가 진정 바라는 것은 굳세게 사는 것임을 당부한다.

엄마와 마지막 이별을 앞두고, 뽀네뜨는 엄마의 사랑이 온몸을 감싸는 것을 흠씬 느낀다.

그날 이후 뽀네뜨는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영화의 결말에 죽은 엄마의 출현은 어른들이 보기에는 우스꽝스럽지만, 4살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위로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었던 것 같다.

아이에게서 죽은 사람이 여전히 살아있을 것 같은 생각이 수 주간 지속되는 것은 정상이다.

그러나 죽음을 지속적으로 부정하거나, 슬프지 않은 척 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하지 않은 모습일 수 있고, 나중에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자녀가 부모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참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죽은 사람을 위해 기도를 하거나, 사진을 본다거나, 지난 일을 떠올리는 것 등 죽은 사람을 기리는 행동은 애도 과정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가 공개적으로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애도 과정에 있는 아동이 일상생활에 흥미를 잃을 정도의 우울한 기분이 오래 지속되거나,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퇴행된 행동을 하거나, 죽은 사람을 지나치게 모방하는 행동을 하거나, 죽은 사람과 다시 만나고 싶다고 반복적으로 말하며 친구를 멀리하고, 등교 거부 등의 양상이 보이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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