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15일 오후 부산 해운대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극장에서 국내외 영화인과 관객 등 5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폐막작 '주홍글씨'(변혁 감독) 상영을 끝으로 9일간의 대항해를 마쳤다.

배우 김태우와 배종옥의 사회로 진행된 폐막식에서 김동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해마다 역대 최고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부산영화제는 아시아 영화의 발전을 위해 기여해오고 있다"며 "앞으로는 외형은 물론 내용적인 면에서도 평론가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63개국 262편의 작품이 상영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16만6천164명의 유료관객이 찾았던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를 돌아본다.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아시아 최대 프리마켓 부산프로모션플랜(PPP)은 지난 7일부터 3일 동안 30개국 300여 개 회사에서 1천여 명이 참여해 대성황을 이뤘다.

특히 PPP는 유럽의 밀라노 필름마켓과 개최기간이 겹치는 등 당초 우려를 낳았으나 550건의 공식 미팅이 성사되면서 규모 면에서 밀라노를 따돌리고 아시아 최대 영화시장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총 16만6천164명의 유료관객이 부산땅을 밟는 등 지난해보다 1.8% 늘어난 84.8%의 좌석점유율을 기록, 해마다 수치를 높여가고 있는 성공적인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평가다.

◇영화제도 한류열풍=최근 아시아 전 지역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한국영화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 영화제 유일의 경쟁부문인 뉴커런츠(새로운 물결) 부문의 최우수 아시아 신인작가상은 아시아 신인감독 작품 12편 가운데 절제된 스타일로 여성의 심리적인 상처를 섬세하게 포착했다는 평을 받은 이윤기 감독의 '여자, 정혜'가 선정됐다.

또 올해 칸과 베니스영화제에서 주목을 끌었던 김기덕 감독의 '빈집'은 아시아영화진흥기구가 수여하는 넷팩상(NETPAC)을, 김수현 감독의 '귀여워'는 넷팩상의 '특별언급'을 각각 수상했다.

한편 단편과 다큐멘터리를 초청하는 '와이드 앵글' 부문에서 단편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선재펀드상은 손광주 감독의 '단속평형'과 박신우 감독의 '금붕어'가 공동 수상했으며, 다큐멘터리 영화를 심사하는 운파펀드상은 이경순 감독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받았다.

장편 다큐멘터리 사전제작지원작을 뽑는 영산펀드 대상작에도 최진성 감독의 '에로틱 번뇌 보이'가 선정되는 등 영화제의 각종 상을 한국 감독들이 휩쓸었다.

◇예술성에 상업성까지=올해 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대중성과 스타성을 함께 갖추게 됐다는 점. 개막작 '2046'의 왕자웨이 감독과 주연배우 량차오웨이를 비롯해 테오 앙겔로풀로스(그리스), 허우샤오셴(대만), 임권택·박찬욱·김기덕·봉준호(한국) 등 국내외 유명 감독 및 스타들과 칸·베를린·선댄스 등 세계 유명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이 대거 부산을 찾아 축제 분위기를 달구면서 대중성을 높였다.

또 국내 스타들도 '관객과의 대화', '야외 무대인사' 등에 참석해 영화팬들의 발길을 부산으로 향하게 했다.

◇여전히 아쉬운 영화제=방문객과 상영 편수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상영관과 상영횟수가 늘지 않은 것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안은 영원한 숙제. 심사위원들조차 심사대상작을 관람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할 정도다.

또 항상 지적되고 있는 남포동과 해운대로 분산 개최돼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아쉬운 부분이다.

이에 김동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2008년쯤 PIFF 전용관이 해운대에 들어서면 이 같은 문제점들이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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