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밖에서 배운다-요리체험

"멋진 요리사가 돼 봐요."

직업이 다양화하면서 청소년들의 직업관도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아이가 한 반에 예닐곱 명이나 될 정도다.

변화된 직업관만큼이나 요리 체험은 학습적인 효과도 뛰어나다.

집중력과 감수성, 손을 이용한 두뇌계발과 창의성, 게다가 과학적인 원리까지 배울 수 있다.

체험팀은 '니꼬니꼬' 어린이 요리교실의 어린이 전문요리사 김수정(31)씨를 찾아가 즐거운 요리체험을 했다.

◇재료 만들기

요리체험장은 커다란 주방에 갖가지 요리도구들이 즐비한 전문요리학원은 아니었다.

칠곡의 한 아파트. 그곳에 들어서자 평범한 주부처럼 앞치마를 두른 김수정 요리사가 체험팀을 반갑게 맞았다.

가정집같은 분위기 덕분에 한결 편한 마음으로 요리체험에 들어갔다.

"빵은 과학이에요." 케이크을 만들기 위해 재료를 나눠주던 김수정 요리사의 첫 마디. 아이들은 과학이란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요리는 재료가 많다고 많이 넣고, 적다고 적게 넣는 것이 아니예요. 정확하게 그 양을 조절해야 결과가 정확하게 나와요." 아이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묻어났다.

김씨는 집에서 케이크 만들기를 하기 위해서는 버터 200g, 흰설탕 125g, 계란 3개, 밀가루 250g,베이킹 파우더 한 큰 술, 우유 125g, 코코아 250g이 필요하다고 했다.

재료 설명을 통해 아이들은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을 하나 둘 알게 됐다고 했다.

"밀가루는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일반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중력분, 케이크와 쿠키를 구울 수 있는 박력분, 빵이나 피자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강력분이 있습니다.

" 김씨가 말하자 아이들은 의외라는 표정들을 지었다.

"그걸 어떻게 구분하죠. 모두 하얀색인데…." 한 아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질문을 했다.

"단백질의 양이 달라서 밀가루를 저을 때 끈적끈적한 점성의 차이로 구분합니다.

" 김씨는 설명을 이어갔다.

"큰 술은 약 15g 정도 되고, 작은 술은 5g 정도예요."

◇케이크 만들기

재료 준비가 끝나고 본격적인 케이크 만들기 시간. 여섯 명의 아이들이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하자 김수정씨가 "1번 어린이는 밀가루의 양을 재고, 2번은 계란을 깨서 넣고, 3번은 파우더를 넣으세요"라며 분업 협동의 묘미를 느끼게 했다.

케이크의 모양을 만드는 동안에도 재료의 특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파우더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위로 부풀게 하는 파우더가 있고 옆으로 퍼지게 하는 파우더가 있다고 했다

"케이크에 넣는 파우더는 어떤 종류일까요?"

아이들의 대답은 중구난방. 정답은 위로 부풀게 하는 파우더였다.

아이들은 밀가루와 우유를 넣고 전기반죽기로 반죽을 하는 시간을 가장 흥미로워했다.

서로 해 보려고 다투기도 하면서 골고루 반죽이 끝난 다음 케이크용 오븐에 반죽을 부었다.

마지막 순서로 김씨가 오븐용 그릇을 바닥에 두어 번 탁 탁 두들기자 아이들의 눈은 호기심이 가득했다.

"왜 그러는 거죠?"

"그릇을 바닥에 두들기면 밀가루 반죽이 그릇에 골고루 퍼져서 예쁜 모양의 케이크가 됩니다.

" 그녀만의 노하우를 아이들에게 살짝 귀띔해 주었다.

◇요리 작품

케이크가 구워질 동안 아이들은 김씨에게 인터뷰하는 시간도 가졌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는 그는 요리가 좋아서 결국 요리사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김씨는 "아이들과 요리를 하면서 함께 새로운 요리를 알아내고, 또 새로운 경험을 통해 멋진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요리체험을 통해 아이들은 오감을 동원해서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게 된다.

가정에서 요리체험을 할 때는 부모님이 조금 귀찮더라도 만드는 방법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아이들 스스로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몇 번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요리를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요리를 통해 아이들은 창조의 기쁨과 음식의 소중함도 알게 된다.

김경호(체험교육 컨설턴트) tgec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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