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무야나무야-식물의 겨울나기

'식물들은 어떻게 겨울을 날까?'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은 동물들에게 참기 힘든 계절이다.

인간의 경우 온도가 많이 내려갈 경우 동상에 걸리기도하고, 동사하는 경우도 발생하니 추위는 무서운 자연현상 중 하나일 것이다.

동물들도 견디기 힘든 겨울, 땅 속에 뿌리를 박고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들은 어떻게 추위를 견뎌낼까.

풀들은 겨울철 땅 위 부분은 죽고, 땅 속에 있는 뿌리만 살리는 방법으로 겨울나기를 한다.

눈이나 토양은 겨울의 매서운 기온이나 바람에서 뿌리를 얼지 않게 지켜준다.

뿌리가 겨울잠을 자기위해 땅 위 부분은 죽이는 것이다.

달맞이꽃, 개망초, 배암차즈기 등 로켓모양의 잎을 가진 식물들은 키가 큰 식물에 가려 빛을 잘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잎을 최대한 많이 펴서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겹치는 부분을 적게 배열하는 방법으로 겨울을 난다.

그러면 나무들은 어떻게 겨울을 날까? 가을이 되면 나무들은 겨울나기를 위해 나뭇잎과 가지 사이에 떨켜층을 만들어 나뭇잎을 떨어뜨리는데, 이것은 나무들이 겨울잠을 자기위해 양분을 축적하는 현상이다.

갑자기 기후가 변해 서리가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농작물은 큰 피해를 보는데, 이 때는 식물조직의 세포안에 얼음이 얼고 세포막에 손상이 일어나 조직이 파괴돼 식물이 죽게되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온대 지방의 수목은 가을이 오면서 서서히 내려가는 온도 때문에 저온에도 적응하게 된다.

이를 '저온순화'라고 한다.

저온순화 된 수목은 어는 온도가 되면 조직을 이루는 세포와 세포사이의 공간에 먼저 얼음결정이 만들어진다.

이곳이 얼 때 세포안의 수분은 밖으로 빠져 나와 세포 밖에서 얼음결정을 만든다.

이 얼음 결정은 세포보다 크기가 수백 내지 수천배나 된다.

이것이 나무에게는 단열재로 작용해 세포를 얼어죽지 않게 막아준다.

이와 동시에 세포내 물질, 특히 당류의 농도가 높아져 결빙 온도가 낮아지게 된다.

이 때 세포내의 수분함량은 매우 낮아진다.

이런 수분 부족을 이겨내야 식물은 살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내한성 식물은 세포 속에 있는 아주 적은 양의 물로 탈수 상태에 견디어내도록 순화된 것이다.

추위를 견딘 내한성 식물은 봄이 되어 세포간극의 얼음이 녹으면 물이 세포안으로 들어가서 다시 정상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온대지방의 낙엽수와 과수는 대부분 영하 40도에서도 냉해를 입지 않는다.

겨울에 앙상한 가지만 보이는 가로수는 이같은 탈수 상태를 견디면서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나무는 생장을 위해 줄기와 가지 끝이나 그 사이에 눈을 만들어 성장한다.

겨울이면 나무들마다 가지에서 겨울눈을 볼 수 있는데 겨울눈은 나무마다 모양과 크기가 다르다

겨울눈 역시 겨울을 이겨내는 나무의 한 방편으로 수많은 딱딱한 비늘잎으로 싸여 있거나 솜털처럼 따뜻한 이불을 덮고 있던지 아주 다양한 방편으로 나무들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보호장치를 한다.

단풍이지고 낙엽이 떨어지는 겨울이 오면 우리 모두 식물들이 어떻게 겨울을 보내고 있는지 관찰해 보자.

신현탁(대구생명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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