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네 외과의원이 사라질 위기

대구지역 외과 개업의 200여 곳 가운데 외과 수술을 하는 의원이 10여 곳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외과의 현실이 이 지경에까지 빠졌다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오랜 기간 공들여 배운 고급 지식과 기술을 팽개치고 전문과목과 관계없는 내과 소아과 등 다른 간판을 걸고 감기 치료, 비만 처방이나 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 '인력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파행 현상이 지속된다면 외과는 물론 전체 의료계의 앞날이 암담해진다. 의대생들의 외과 기피 현상도 갈수록 심화돼 머잖아 수술을 받을려면 외국에 나가거나 외국 의사를 유치해야할지 모른다.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대책이 있어야 한다. 3D 직종을 기피하는 일반 사회 풍조에 앞서 편승하는 의료인들의 직업의식에 문제가 있지만, 이에 앞서 어렵고 힘든 분야를 맡은 의료인들에게 응분의 보상이 주어지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보장 해줘야 한다.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건강보험 수가는 과감히 현실화해야 한다. 맹장염수술 한 건의 수가가 70여만원으로 건강보험 실시 전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단순 비교라 해도 말이 안된다. 수가 현실화는 재정 문제와 기술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수술의 특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다. 또한 당국은 의료계에서 내놓고 있는 개방형 병원제 도입의 타당성과 지원책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일반적으로 수술은 긴급을 요한다. 응급처치나 비교적 간단한 수술은 동네 외과에서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의료 보장이다. 고령화 사회가 될수록 수술 수요는 늘어나는 만큼 외과를 더 이상 3D 직종으로 방치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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