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잿빛 經濟', 처방 제대로 나와야

경기 침체가 얼마나 지속될지 속단할 수 없는 사태로 치닫고 있다. 시중 자금은 은행권에서 잠자는 '돈맥경화' 상태고 기업들은 자진 폐업하는 등 불황의 그늘이 날로 짙어지고 있다. 여기에 원유가 등 각종 원자재 값 폭등으로 불황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도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이다.

내년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도 잿빛 일색이다. 국내외 16개 투자'연구기관들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4.1%로 전월 4.4%보다 0.3%포인트나 떨어져 3%대 진입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 정책'을 통해 대대적 경기 부양에 나설 계획을 밝혔지만 그 효과에 물음표를 달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와 통화당국의 정책은 오락가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가 대표적 사례다. 한은은 환율 하락으로 물가 인상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자, 경기 부양을 목표로 금리를 전격 내렸다. 그러나 금리 인하에 대한 국내외의 시선은 싸늘하다.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된 터에 금리를 내린다고 소비와 투자가 되살아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고질병인 이중구조도 문제다. 각종 거시경제 지표는 나쁘지 않다고 하나 실제 경제 상황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쁘다고 하는 것은 이중구조에 따른 경기 양극화 때문이다. 생계형 트럭이나 1500cc급 이하 소형차 판매가 급감한 반면 수입차 판매는 크게 늘어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정부가 금리 인하, 재정 확대, 감세 등 거시 정책만으로 접근하다 산업별, 부문별 미시적 정책을 마련한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처방을 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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