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건설 시공현장 어떻게 되나

24일 영남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보도가 나간 뒤 구미 영남네오빌 아파트(700가구) 모델하우스 등 영남건설이 시공 중인 아파트 모델하우스와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건설 본사에는 하루종일 "예정된 입주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영남건설이 시공 중인 아파트를 분양받은 수요자들은 재산상 문제 없이 제때 입주가 가능한지, 공사가 제대로 될지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영남건설이 시공 중인 각종 민·관급 공사현장에서도 법정관리 신청 배경과 향후 진로를 묻는 전화가 이어졌다.

△재산권 보전 상당 기간 힘든 곳도 있어=영남건설 부도로 가장 큰 민원이 되는 곳은 이번 부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대구 북구 칠곡3지구의 '영남네오빌 아트'아파트 입주민들이다. 영남건설이 국민주택기금(299억 원)을 대출받아 건설, 지난해 10월 준공하고도 대출금을 갚지 못해 아파트 건물보존등기(건설사 앞으로 등기)를 하지 못하는 바람에 813가구 모두가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영남건설 부도로 대출기금 상환이 불가능, 건물보존등기 및 개인등기는 법정관리인가 후 채권정리를 할 때까지 상당기간(6개월 이상 추정)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36개 현장의 공기 지연 불가피=이와 함께 영남건설이 전국에서 시공 중인 10개 아파트단지와 18개 관급공사, 8건의 민간발주공사가 향후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를 두고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역에서는 대구 달서구 장기동 '비스타(272가구)', 중구 대신동 '영남모아드림(492가구)', 동구 방촌동 '영남네오빌(130가구)'과 경북 구미 봉곡동 '영남네오빌(700가구)' 등 5개 단지가 모두 연내 준공을 목표로 시공 중에 있다. 서울에서도 정릉동 영남아파트 재건축 등 5개 단지 시공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아파트의 경우 모두 시행사가 따로 있고 영남건설은 시공만 맡고 있어 분양자들의 재산권 확보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의 경우 대한주택보증이 보증을 선 뒤 분양 및 시공에 들어간 상태로 최악의 경우 대한주택보증이 시공사를 새로 선정, 시공을 하면 공기가 다소 지연될 수는 있지만 아파트 준공 및 입주에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남건설이 시공 수주, 기존 건물 철거에 들어가 올 3월쯤 분양 예정이었던 대구 달서구 본리동 무궁화아파트 재건축(445가구→528가구)사업은 당장 추진이 어렵게 됐다.

오는 3월쯤 동화주택과 공동 분양, 시공키로 했던 달성군 다사읍 죽곡지구 내 아파트(600가구) 사업도 사업권을 동화주택에 넘겨야 할 형편이다. 죽곡지구의 경우 땅값 200억 원 중 영남건설과 동화주택이 각각 50%씩 부담, 공동사업을 하기로 하고 동화주택은 100억 원을 완납했지만 영남건설은 30억 원만 내고 나머지는 동화주택 명의로 대출받아 대납하고 이자는 영남건설이 부담해왔다.

이 밖에 영남건설이 시공참여 중인 포항환호지구 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등 전국의 15개 공공부문 사업은 발주처가 바로 시공사를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달서구 용산동 그랜드타워, 경북대 평생교육원 신축공사 등 민간발주사업은 사업주 의사에 따라 시공권이 다른 건설사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협력업체는 물론 지역 건설업계 전체 피해도=여기에다 영남건설 공사현장에 레미콘 등 공사자재를 납품하고 돈을 받지 못한 채권자들의 동반 부실과 자금난이 우려된다. 또 지역 건설업체 모두를 불신하는 풍조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업계가 파장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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