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핀, 페더러 꺾고 호주오픈 결승행

26연승을 달리던 불세출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러시아의 '다혈질' 마라트 사핀(랭킹4위)에게 무릎을 꿇었다.

사핀은 27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테니스대회 남자부 단식 준결승에서 페더러와 4시간28분에 걸친 풀세트 사투 끝에 3-2(5-7 6-4 5-7 7-6 9-7)로 역전승을 거두고 지난해 이 대회 결승전에서 패배를 설욕했다.

여자부에서 미국의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7번시드)는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4번시드)를 꺾고 결승에 올라'주부 여왕' 린제이 대븐포트(미국)와 우승컵을 다툰다.

아무도 멈출 수 없을 것 같았던 페더러의 연승 행진은 '26'에서 끊어졌고 대회 2연패이자 지난 93-94년 피트 샘프라스(미국) 이후 나올 뻔 했던 3개 메이저대회 연속 제패 달성도 무산됐다.

또 지난 2003년 10월 이후 랭킹 톱10 이내의 선수를 상대로 달리고 있던 페더러의 연승 행진도 '24'에서 끝나는 순간이었다.

사핀은 라켓을 망가뜨려 교체하는가 하면 판정에 격하게 항의하는 등 다혈질의 성격을 자제하지 못한 채 세트스코어 1-2로 뒤진 상황, 4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까지 벌어지며 매치포인트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포인트를 연속 복구하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 7-6으로 뒤집었다.

목과 팔 근육에 이상을 호소하며 물리치료를 받은 페더러는 5세트 게임스코어 2-3에서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더블폴트로 내주는 우를 범해 2-4까지 뒤처졌다.

기세가 넘친 사핀은 서비스에이스를 연속 작렬시키며 게임스코어를 5-3까지 벌렸으나 쉽게 '월권'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황제'는 매치포인트 위기를 2차례나 넘기면서 2게임을 연속 획득 5-5로 동점을 만들었다.

게임을 주고받으며 매치포인트 기회를 4차례나 날려버린 사핀은 게임스코어 8-7에서 페더러의 서비스게임 때 찾아온 5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강력한 패싱샷으로 마무리했다.

사핀은 지난해 11월 페더러와 대결한 마스터스컵 준결승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기록적인 랠리를 펼치다 18-20으로 끝내 분루를 삼킨 아픈 기억도 치유했다. 상대 전적은 2승6패.

지난 2000년 US오픈 결승에서 '원조 황제' 샘프라스를 3-0으로 완파한 뒤 같은해 11월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사핀은 투어대회 14회 우승을 기록하고 있다.

키 193㎝에 25세인 사핀은 러시아 모스크바 출신으로 지난 97년 프로에 입문했다.

세레나도 여자부 단식 4강전에서 2시간39분에 걸친 접전 끝에 샤라포바에 2-1(2-6 7-5 8-6)의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가장 빠른 시속 199㎞의 서비스를 폭발시킨 세레나는 지난해 윔블던오픈 결승에서의 허망한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고, 생애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렸던 샤라포바의 꿈은 4강에서 좌절됐다.

샤라포바는 1세트에서 긴장한듯 평범한 스트로크 범실이 잦은 세레나의 서비스게임을 잇따라 잡아내고 자신의 서비스게임은 착실히 지켜 6-2로 손쉽게 기선을 잡았다.

냉정을 되찾은 세레나가 2세트에서 반격에 나섰지만 4-4에서 4차례의 듀스 끝에 샤라포바의 날카로운 크로스 패싱샷에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 당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욕심이 다소 앞섰던 샤라포바도 더블폴트와 실책을 연발, 한 포인트면 승리를 낚아챌 수 있는 어드밴티지 기회를 놓치고 자신의 게임을 내주며 5-7로 세트를 허용, 승부는 1-1 원점으로 돌아갔다.

마지막 세트에서 서로 서비스게임을 2차례씩 브레이크하며 6-6까지 간 승부처에서 세레나는 과감한 네트 대시에 이은 발리로 자신의 게임을 지킨 뒤 샤라포바의 서비스게임을 각도 큰 스트로크로 공략, 8-6으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한국의 차세대 에이스이자 세계 주니어 랭킹 1위인 김선용(18.양명고)은 남자 단식 8강에 올랐다.

김선용은 16강전에서 페타르 옐레닉(43위.크로아티아)과 세트스코어 1-1에서 2세트를 4-3으로 앞서던 중 기권승을 거뒀다. 김선용은 이추환(대만)과 조를 맞춘 복식은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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