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野 좋든 싫든 '타협 정국' 불가피

재·보선 이후 정치권

4·30 재·보선 결과 여·야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심은 여당의 개혁과 경제살리기 구호보다 야당을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다. 현 정권의 임기를 절반가량이나 남겨둔 시점에서 민의가 여당에 철저하게 등을 돌린 만큼 향후 여권의 정국운영 기조의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여당은 급속도의 내홍 불가피

여권은 급격히 내홍에 빠져들 공산이 커졌다. 특히 여소야대가 현실화된 것은 여간 부담이 아니다. 선거 결과 민심이 여권을 떠난 것이 입증됐다고 판단하는 야권이 사사건건 제동을 걸 경우 거의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을 비롯해 민노당과 민주당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책임론이 대두될 것도 분명하다. 임채정 전 의장 때 이뤄진 공천이라지만 새 지도부의 선거지휘 능력은 비판을 받을 공산이 크다. 당 운영과 관련해서도 실용노선을 강조해온 현 지도부의 지도력이 위협을 받아 개혁'실용파의 노선 시비가 재연될 소지가 커졌다. 게다가 현 지도부의 대중적 지지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동영, 김근태 장관의 복귀론도 나오고 있다.

▲정국운영의 주도권 회복한 야권

야권은 여당의 국회 과반 의석 회복을 저지해 정국상황을 1년 전으로 되돌려 놓는 데 성공했다. 한나라당은 여권의 급격한 개혁드라이브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힘을 회복했고 민노당, 민주당 등 군소정당의 입김도 세질 수밖에 없어졌다.

한나라당은 정국의 주도권을 잡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박 대표의 위상이 한층 강화된 만큼 친박'반박의 갈등을 딛고 내부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노당은 캐스팅 보트역에 기대를 갖게 됐다. 서울'수도권에서 선전함으로써 열린우리당과는 개혁적 선명성 경쟁을 벌일 공산이 커졌고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10석의 의석을 무기로 협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목포시장을 당선시켜 호남 정체성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힘을 받고, 중부권 신당도 충남 연기'공주의 정진석 후보 당선으로 창당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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