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대표, 오늘 경북대서 대학생 대상 첫 특강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첫 특강을 3일 오후 4시 경북대에서 갖는다. 경북대 비운동권 학생들의 모임인 '희망학생연대21' 초청으로 '한나라당이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이다.

박 대표는 이날 특강에서 당이 기존에 내세웠던 '개혁적 보수' 노선을 폐기하는 대신에 '열린 실용주의' 또는 '유연한 실용주의'라는 새로운 노선을 천명하고, 여당과의 선의의 정책경쟁을 제안할 방침이다. 이 같은 박 대표의 노선 수정은 4·30 재보선 압승후 당과 박 대표 자신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 측은 "더 이상 보수와 진보의 구분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만큼 보수라는 말을 쓰지 않는 대신 무엇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것이냐는 차원에서 실용주의를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특강에서 '실용주의'의 기준으로 국민이 편안하고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시하고, 이것이 곧 진정한 개혁임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실용주의 사례로 한나라당이 최근 내세운 성범죄자 전자팔찌제 도입, 홍준표 의원이 주도한 국적법 개정 등을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이와 함께 향후 대북정책, 재벌정책 및 분배문제 등 정치·경제·사회 전분야에 걸친 한나라당의 변화와 개혁을 역설할 것으로 전해졌다.박 대표는 특히 최근의 행담도 의혹, 경제위기 장기화, 일관성 없는 부동산 대책 등 현 정권의 국정운영 문제점에 대해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가 아니라 무능한 아마추어냐, 능력 있는 프로냐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정쟁에서 벗어나 선의의 정책경쟁을 벌일 것을 여당에 제안할 방침이다.

이날 특강에는 유승민 비서실장, 전여옥 대변인, 송영선 진수희 이혜훈 의원과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 등이 대거 참석한다.한편 박 대표가 이날 특강에서 당의 새로운 노선으로 '열린 실용주의', '유연한 실용주의'를 규정하는 것은 적지 않은 변화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개혁적 보수'를 고수해 왔던 만큼 '보수' 대신 '실용'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당의 모습을 탈바꿈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

한나라당은 지난 2월 의원연찬회에서 격론 끝에 수구적이고 부패한 보수정당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당의 노선으로 '개혁적 보수'를 천명한 바 있다.

박 대표가 이처럼 실용주의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기존의 진보·보수 개념이 맞설 경우 한나라당이 비록 '개혁적'이라는 전제를 달지만 보수라는 단어 자체 때문에 크게 득볼 것이 없다는 생각에서인 듯하다.

또 국민의 관심이 보·혁 논란보다는 국민의 생활을 누가 편하게 해주느냐는 실질적인 문제에 쏠리고 있는 데다 오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젊은층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더 이상 보·혁 논란으로는 다가갈 수 없다는 판단도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대표의 당 노선 규정이 한나라당 전체의 공식적인 당 노선 변화로 곧바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적지 않은 의원들이 보수 노선 고수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이달 중 나올 당 혁신위원회의 최종 방안을 토대로 당내에서 노선 변화와 관련된 본격적인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