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섬'이 죽어가고 있다.
회색 공간 속에서 푸르고 쾌적하게 조성된 일부 중앙분리대 가로수들이 병충해와 영양부족 등으로 고사하고 있다.
9일 오후 2시쯤 찾아간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 4곳의 교통섬. 63그루의 소나무 중 약 20여 개가 누렇게 변해 오히려 도심 흉물이 돼 있었다. 권모(32·중구 동인동)씨는 "멀리서 보니 마치 단풍이 든 것처럼 노래서 기이하게 여겼는데 알고 보니 말라 죽은 것"이라며 "지하 매설물이나 토양 등 식재에 대한 문제점을 전혀 검토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혀를 끌끌 찼다.
달서구 두류네거리 남쪽 교통섬(두류1번가 15, 16번 출구 쪽)도 마찬가지. 냉각탑을 둘러싼 대나무 200여 그루와 일부 소나무도 이파리가 노랗게 말라 곧 쓰러질 것 같았다.
지난해 가을 반월당네거리 교통섬에 소나무를 심은 ㅊ조경 관계자는 "산에 있던 소나무를 옮겨 심는 중에 나무가 많이 약해졌고 좀이 나무를 갉아먹어 죽은 것 같다"며 "하자보수 기간(식재 후 2년간)인만큼 올 가을 다시 심을 예정"이라고 했다.
중구청 도시관리과 관계자에 따르면 이 교통섬의 소나무는 20년 이상 된 공사용 소나무로 단가가 70만~80만 원. 700만~800만 원 정도 하는 통상 조형소나무보다 10배 정도 싸다.
두류네거리 교통섬을 관리하고 있는 서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 소나무, 대나무를 옮겨 심을 때만 해도 이상이 없었는데 조금씩 말라 죽어가고 있다"며 "지난 봄 하자보수 공사를 하긴 했는데 계속 이상이 생겨 다른 원인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나무는 한 그루당 1만 원 정도로 서구청은 오는 가을 이곳의 가로수 일부를 교체할 예정이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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