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잘 나가는 한나라 곳곳 이상 징후…"나비 효과 모르는가"

4·30 재·보선 압승 이후 기세를 올리던 한나라당에 잇단 악재가 터지고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을 큰 폭으로 앞지르자 당내에 들뜬 분위기가 없지 않은 가운데 박근혜 대표의 측근 의원들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것. 이때문에 "당이 벌써부터 현실에 안주하려 한다"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4·30 재·보선후 당 분위기 쇄신을 위해 지도부가 나서지 않고 '박근혜 대세론' 등으로 안주하면서 이 같은 화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대졸대통령'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전여옥 대변인은 또다시 농가주택 편법 신축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대졸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박 대표가 전 대변인을 대신해 사과하면서 파문이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곧바로 부동산 관련 의혹으로 부담을 안기고 있는 것. 때문에 박 대표가 당시 당내에서 전 대변인 거취와 관련된 주장이 나왔을때 과감한 결단을 내렸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당시 '대졸대통령' 발언때문에 당 홈페이지에 비난의 글이 쇄도하는데도 지도부가 이를 묵살한데 대해 김희정 디지털위원장은 공식회의석상에서 "지도부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 홍보위원장으로 박 대표의 측근의원으로 통하던 곽성문 의원은 골프를 친후 술자리에서 맥주병을 던진 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골프장 파문은 한나라당이 박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대구경제살리기 토론회를 한 뒤 바로 다음날 발생한 것이어서 지도부를 당혹케하고 있다.

사건이 알려진 뒤 곽 의원 홈페이지에는 대구지역 유권자로 보이는 네티즌들의 비난글이 쇄도했다.

당원으로 보이는 한 네티즌은 "연거푸 2차례 이어진 대선 패배의 쓰라림을 반성하면서 실천으로 희망을 소중히 쌓아가고 있는 한나라당 당원으로서 정말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와 관련, 강재섭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국 곳곳에서 (의원들의) 이상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의원들의 자중자애를 당부했다.

강 원내대표는 "브라질 나비 한마리의 작은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이르면 거대한 폭풍우가 된다는 미국 기상학자의 말이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잘되고 있다고 할 때 무엇을 못하는지 눈여겨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사진: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강재섭 원내대표가 참석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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