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軍 발표-유족 주장 '평행선'달려

◇사건 당시 내무반 부대원 모두 잠들었나? =18일 밤 11시부터 19일 0시40분께까지는 청소년대표팀 축구경기가 TV를 통해 중계됐다.

부대원들 중 일부는 소초장 김 중위가 사망한 체력단련실에 마련된 TV를 통해 축구경기를 시청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와 관련, 사건 발생 당시 내무반에서 26명이 잠들어 있었다는 군 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일부는 깨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음주나 회식 등이 있지 않았나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군은 "TV 시청은 있었지만 음주나 회식은 없었다"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김 일병의 범행 후 계획은? = 김 일병은 수류탄 투척과 소총에 장전된 실탄을 다 사용한 후 옥상 초소로 올라가 선임병 이모 상병과 함께 경계근무를 서는 태연함을 보였다.

또 동료 병사들과의 대질과정에서 자신이 범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까지 범행을 철저히 숨겼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김 일병이 완전범죄를 꿈꾸고 적에 의한 소행으로 위장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 취침자리가 바뀌었나? = 박의원 상병은 자신의 자리가 아닌 조정웅 상병의 자리에서 잠을 자다 수류탄으로 처참히 희생됐다.

또 이건욱 상병도 원래 자신의 자리 반대편에서 수류탄 파편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된 것도 새롭게 확인돼 의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조사중이지만 전방 GP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GP에서 근무했다는 한 전역병도 "GP는 항상 1개 분대는 근무를 서기 때문에 내무반은 2개 분대가 취침하면 적당할 정도로 협소한 크기"라며 "원래 자리가 비는 대로 잔다"고 말했다.

◇유독 상병만 사망했나? = 총기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8명 중 소초장 김종명 중위를 제외하고 나머지 7명은 전원 상병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김 일병이 이들 선임병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했을 가능성과 병장 등 일부 부대원들이 사건 당시 잠을 자지 않았을 상황 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군은 내무반 취침인원 26명 가운데 상병이 절반이 넘는 14명으로 제일 많아 당연히 상병 계급의 희생자가 많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상병만 피해를 입은 것이 아니라 부상자 4명은 전부 일병이라며 계급과 피해상황에 특별한 상관관계는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폭발·난사 이후 옥상 경계병들은 뭐했나? = 수류탄이 터지고 총기가 난사되는 상황에서 이들은 뭘 하고 있었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옥상 남측에 설치된 초소에서는 고개를 조금만 내밀면 내무반으로 들어가는 복도 입구가 시야에 들어온다는 사실이 21일 GP 현장방문 결과 드러났다.

군은 이에 대해 근무자들은 당시 적에 의한 공격으로 판단, 전방에 대한 경계에 돌입해 사태를 주시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계초소 바로 밑 내무반에서 폭음이 들렸는데 방향조차 감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군은 2차례에 걸친 수사결과 발표에도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별도로 수사본부를 구성해 22일부터 본격적인 보강수사에 들어갔으며 수사본부에는 인권위 관계자 4명과 유족대표 8명도 참관인 자격으로 참여시켰다.

그러나 군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사과정에서 양측의 갈등과 불협화음이 계속돼 자칫하면 이번 사건이 '제2의 김 훈 중위 사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연합)사진: 21일 전방 군부대 총기 난사 사건 사망자들의 분향소가 설치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찾은 28사단 동료병사들이 분향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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