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의 가늠으로 여겨지는 6자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채 오늘로 1년을 넘기는 셈이다. 그동안 남북장관급회담을 비롯해 북미 접촉 등 엄청난 변화가 밀어닥쳤지만 여전히 회담은 안개 속이다. 다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만났을 때 "7월 중 6자회담에 나올 수 있다"는 한마디에 기대를 걸고 있는 형국이다. 그것도 '미국과 좀 더 협의를 해봐야겠다'는 단서가 붙은 한마디였다.
내일이면 7월. 최근 북미 관계는 예전에 없던 화해 분위기다. 상대방을 헐뜯기 일쑤였지만 부시 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미스터(Mr.)'로, 김 위원장은 부시 대통령을 '각하'로 불렀다. 엊그저께 평양서 열린 여자프로복싱대회 자리에서는 성조기를 향해 북한 관중들이 기립했다. 내일 뉴욕에서는 6자회담에 관한 비공개 토론회가 열리고 이 자리에서 북미 고위관리들의 접촉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 정부도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지나치게 끌려가는 모양새는 안 된다. 조금만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있다면 결코 그것이 국익에 보탬이 안 된다는 것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지금 통일부장관이 북한에 전달했다는 '중대한 제안'이 무엇인지 국민은 궁금하다. 아직 그 제안에 대해 정부 쪽의 이렇다 할 구체적 언급조차 없다. '향후 20여년에 걸친 대대적인 경제 지원 프로젝트'라는 정도의 윤곽만 흘러 다니고 있어서야 말이 되는가.
이래서는 곤란하다. 아무리 지원이 급선무라지만 그에 앞서 국민을 이해시키는 것도 급하고 중요하다. 국민을 이해시키고 납득시킨 대북 정책이어야 북한도 남북 관계를 보다 진지하게 대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관계자들은 다시 한번 깊이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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