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스타 장첸, 영화 '에로스' 홍보차 내한

"사랑은 어느 순간 숨이 멎을 것 같은 시간이에요"

'와호장룡', '2046' 등에 출연하며 중화권뿐 아니라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국 배우 장첸(張震·29)이 30일 신작 '에로스'의 홍보차 한국을 찾았다.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해피 투게더'와 '2046', 리안(李安) 감독의 '와호장룡' 등에서 열연을 펼치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장첸은 가수 '브라운 아이즈'의 뮤직비디오 '벌써 1년'에도 출연하며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그의 이번 내한은 일곱 번째. 영화 홍보와 영화제 참석, 뮤직비디오 촬영 등으로 그동안 한국을 찾은 적 있는 그는 한때 한달 동안 서울에 머무르며 한국 문화를 익혔을 정도로 한국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한달 동안 머물렀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서울에 대한 인상이 남다르다. 거리 곳곳에 그때의 이미지들과 추억이 담겨 있어서 한국을 다시 찾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고 내한 소감을 밝혔다.

장첸이 30일부터 한국 팬과 만나게 되는 영화 '에로스'는 홍콩의 왕자웨이, 미국의 스티븐 소더버그, 이탈리아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등 세 거장이 각각 '에로스'(Eros)를 주제로 만든 중편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 장첸은 왕자웨이의 작품 '그녀의 손길'에서 궁리(鞏悧)와 호흡을 맞췄다.

그가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것은 '해피투게더'와 '2046'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거장들이 함께 작업한 작품인 까닭에 처음 캐스팅 제안이 왔을 때 두말 없이 응했다"고 말했으며 영화에 대해 "두 남녀가 직접 만나는 장면이 많지 않으면서도 이들 사이에 사랑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왕자웨이 감독의 힘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왕자웨이 감독에 대해서는 "즉흥성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과감하게 하면서도 배우와의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좋아 함께 작업하는 게 즐거운 감독"이라고 치켜세웠으며 상대역을 맡은 궁리에 대해서는 "이번 영화를 통해서 처음 만나 어색했지만 같이 작업하다 보니 일에 대한 열정과 프로의식이 대단한 배우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한국 그룹 브라운 아이즈의 뮤직비디오 '벌써 1년'에 출연하기도 했던 그는 "이창동 감독 영화 '오아시스'를 감명깊게 봤으며 '친구'에 출연했던 장동건을 좋아한다"며 "그동안 몇번 한국 작품에 출연할 기회가 있었지만 사정상 못했다. 조만간 한국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티셔츠와 재킷의 단정한 옷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그동안 친숙했던 긴 머리를 짧게 잘랐다. "얼마 전에 찍은 영화 때문에 짧게 머리를 잘랐다가 어느새 습관적으로 짧은 머리를 하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

짧은 머리의 시원스러움과 강렬한 눈빛과 함께 부드러운 말투도 갖추고 있는 그에게 영화의 제목이며 소재이기도 한 '에로스'에 대해 묻자 "딱 한마디로 표현하기 쉽지는 않다"고 주저하면서도 나름대로 정의를 내렸다.

"에로스, 혹은 사랑이라는 감정은 진심을 가지고 있다면 어느 순간 우러나오는 그런 감정인 것 같아요. 그런 감정들이 어느 순간 숨이 멎을 것 같은 시간으로 다가오는 것이죠."

장첸은 서울 시내 극장에서의 무대인사와 언론 인터뷰 등 홍보활동을 펼친 뒤 7월 1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