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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모든 것은 마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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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수술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가 일하는 모습을 한동안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다. 고수의 칼솜씨는 실로 대단했다. 물 흐르듯이 부드럽게, 아름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멋진 수술이었다. 나름대로는 한칼 한다고 자부하던 필자는 슬슬 호승(好勝)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저 영감도 되는데 나라고 못하랴. 별거 있겠어. 하면 되지 않겠어…'

한데 비슷하게는 되는데, 가장 쉬워 보이는 일자로 똑바로 그어진 부분이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것이었다. 이 영감이 분명 한수를 꼬불친 것이라고 단정한 나는 당시로는 흔치 않던 비디오 카메라까지 들이대고 한 수를 캐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없었다. 정지동작, 구분동작 어디에도 비장의 한수가 없었다. 나중에는 열이 올라 학생 때나 하던 보조시술자 노릇까지 해가면서 들여다 보았지만 별 묘수가 없었다.

억울하지만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었던 나는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물어보기로 했다. "나는 왜 당신처럼 안되는가?"라고. 그 대가는 말했다. "톱날처럼 된 것을 물결모양으로 만드는 것은 책에 다 있다. 누구나 책보고 연습하면 된다. 한데 물결모양을 일자로 만드는 것은 당신 마음에 있다"고.

'이 영감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황당한 선문답같은 소리를 듣는 순간 머리속이 쩡 울리며 앞뒤 구분이 되기 시작했다. 맞다. 마음을 비우고 정말 평안한 마음으로 해야 될 일을 이겨 보겠다고 부득부득 우기며 했으니 그게 되겠나. 갈 길이 먼 정도가 아니고 아직 시작도 못했구나. 이러고도 칼잡이라고 폼잡고 다녔으니 제 정신이 아니었구나.

헤어질 때 그 영감은 다시 한번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한가지 일을 오래 한 사람에게는 향기가 있다. 그런데 그 향기는 자신도 향기를 가진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다."

범어연세치과원장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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