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고 깔끔한 '화이트 룩' 남성들에게 인기

'백구두에 백바지?' 1960, 70년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촌스러운 느낌의 남성 '화이트 룩'이 올 여름 패션으로 세련되게 부활하고 있다. 셔츠뿐만 아니라 바지, 재킷, 점퍼 등 아이템에 관계없이 흰색 바람이 불고 있는 것. 상·하의를 모두 흰색으로 입는 '올 화이트 룩(All White Look)'도 주목받고 있다.

LG패션 헤지스의 김선희 디자인실장은 "작년부터 시작된 메트로 섹슈얼(패션과 외모에 관심이 많은 남성) 열풍으로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화려한 색상이 남성용 아이템에 많이 선보이면서 이와 어울리는 흰색 아이템 역시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안에 받쳐입는 옷보다 겉옷에 흰색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특징. 안에 입는 니트나 셔츠 등의 색상과 패턴이 화려해지면서 겉옷은 오히려 흰색을 입어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을 내기 위해서다. 또 오프-화이트보다 온-화이트(새하얀 순백색)의 비중이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로가디스 그린라벨의 한희원 실장은 "화이트 룩이 다시 뜨고 있는 이유는 여름에 시원해 보이면서 현대적이고 세련된 연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더군다나 흰색만큼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색상은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한 실장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화이트 룩은 매끈한 흰색 정장이 아니라, 여름에도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시어서커 조직의 흰색 바지와 흰색을 배경으로 유행하는 꽃무늬가 들어간 셔츠, 그리고 흰색을 배경으로 푸른색 스트라이프가 가미된 재킷 등이라고 했다. 올 여름 유행하고 있는 올 화이트 코디는 이렇게 흰색을 기본으로 시원하고 다양한 색상과 어울리도록 옷을 입고, 꽃 문양·기하학적 무늬 등과 조화를 보여주도록 코디하는 것이라고 했다.

♣화이트 룩 연출법

흰색 옷은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도록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흰색 바지에 초록, 분홍, 파랑 등 유행 색상의 니트를 입거나 흰색이 들어간 스트라이프 티셔츠나 니트를 입어 해군복 같은 '마린 룩' 느낌이 나도록 연출하는 것도 좋다. 특히 올 여름에는 흰색 바지에 화려한 색상의 프린트 셔츠와 다양한 이너류(주로 스포티한 티셔츠나 기하학적 문양의 프린트 셔츠)가 유행하고 있다. 이런 차림은 재킷을 입더라도 노타이 차림으로 한껏 멋을 낼 수 있다.

세련된 느낌을 내려면 티셔츠에 흰색 재킷을 입고 청바지를 입으면 된다. 요즘 유행하는 캐릭터 티셔츠나 에스닉(민속풍)한 패턴 티셔츠를 입고 스니커즈를 신으면 멋스런 느낌을 준다. 자칫 무거운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흰색 옷과 검정 옷을 매치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또 구두나 벨트 등 소품의 색상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흰색 옷 깔끔하게 입는 법

흰색 옷은 음식물이나 커피 등을 흘리게 되면 바로 눈에 띄어 편하게 입기 어려웠다. 하지만 요즘은 나노 기술의 발달로 나노 용액으로 특수 처리한 셔츠 제품이 개발돼 오염물질을 간단히 털어내는 것만으로도 흰색을 그대로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오고 있다.

흰색을 입을 때 속옷이 비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예의다. 흰색 상의에는 살구색 속옷을 선택하면 적당하다. 다만 흰색 상의를 고를 때 속이 비치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흰색 옷의 기본은 속이 비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흰색 바지를 입을 때 별 생각 없이 상의를 바지 속으로 넣는 경우가 많다. 흰색 바지 사이로 보이는 상의의 색상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 민망한 경우가 적잖다. 흰색 바지에 색깔 있는 상의를 입을 때는 되도록 상의를 밖으로 꺼내 입도록 한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