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교육 과정이 처음 도입된 지난해에 수험생을 가장 힘들게 한 것 중의 하나가 탐구영역의 선택 문제였다. 이론적으로는 사회 11과목 중에서 최대 4과목까지, 과학 8과목 중에서 최대 4과목까지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과목을 선택해야 유리할지를 두고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능 채점 결과 과목별 표준 점수의 차이가 현실로 드러나 많은 수험생들이 고개를 떨궈야 했다.
그러나 올해는 많은 대학들이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으므로 과목 선택에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다. 또 지난 6월1일 치러진 평가원 모의수능에서는 사회·과학탐구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으므로 표준점수 격차도 다소 줄어들었다. 올해는 6월 모의고사의 방침이 그대로 수능에 반영돼 지난해보다는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전반적인 유의사항
탐구영역은 교과서의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사회 현상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론과 실제의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 몇 년 간의 기출 문제를 풀이해 보면 전반적인 학습 방향과 대비 방법을 찾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기출 문제를 분석해 보아야 한다.
일단 사회·과학 탐구(4과목 선택 기준)가 생각만큼 비중이 높지 않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서울대는 원점수 기준으로 사회, 과학 각 4과목을 합쳐 언어나 영어처럼(수학은 인문100점, 자연120점) 100점으로 반영한다. 그러므로 사회, 과학 각 과목은 25점으로 전체 420점 만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95%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의약 계열에서 화학이나 생물을 지정과목으로 요구하는 대학이 거의 없다. 따라서 탐구영역의 선택에 너무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된다. 최선의 방법은 학교에 개설된 과목 중에서 자기가 가장 좋아하면서 자신 있는 과목을 선택하고 그것이 가장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공부하는 것이다. 지금 선택 과목을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06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을 위해 발간한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하기'에서 소개하고 있는 학습방법은 출제의 기본 지침이 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숙지해 둘 필요가 있다.
▶ 사회 탐구
여러 사실과 개념 등을 단순히 암기하지 말고 서로 관련지어 이해하고 교과서의 단원별 목표와 주요 개념을 요약·정리해 본다. 주요한 개념이나 원리를 다른 사례에 적용해 보는 연습도 필요하다. 사회과학적 탐구 절차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문항이 다수 출제되는 만큼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한 자료를 분석하며 이를 바탕으로 결론을 끌어 내거나 가치판단을 하는 학습도 효과적이다. 교과서에 제시된 통계나 도표, 지도, 사진, 그림 등 각종 자료의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을 배양한다. 언론매체 등에서 지리, 역사, 정치, 경제, 사회, 가치 등에 대한 기사를 읽고 의미를 파악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 과학탐구/직업탐구
과학탐구는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므로 핵심이 되는 기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험, 자료해석 등 탐구활동에 관련된 과학 개념이나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중요한 개념은 이전에 출제되었더라도 다시 출제될 수 있으므로 빈번하게 출제되는 영역의 개념은 제대로 정리를 해야 한다. 각 개념을 별개로 이해하기보다는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데 요구되는 개념을 상호 관련지어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물체의 운동을 힘, 속력, 속도, 가속도와 관련지어 이해하거나 구름과 비, 안개 등을 습도, 이슬점, 포화수증기량과 관련지어 이해하는 식이다.
직업탐구의 경우 해당 과목의 기본 개념 및 원리, 법칙, 절차적 지식 등에 대해 단편적인 지식을 단순히 기억하고 암기하기보다는 이를 정확히 이해, 실제 상황에 적용하며 문제 상황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탐구할 수 있는 사고 능력을 길러야 한다.
◇ 학습방법
교과서를 중심으로 기본개념을 파악하고 기출문제를 면밀히 분석해 보면 출제 경향을 알 수 있다. 최근 몇 년 간의 출제 경향을 분석해 보면 탐구문제의 인식능력, 탐구의 설계 및 수행능력, 자료의 분석 및 해석 능력, 결론 도출 및 평가능력, 가치판단과 의사결정 능력 등에 주안점을 두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과서의 기본 개념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각종 도표와 통계, 그래프 등의 자료를 분석해 보아야 한다. 모든 단원을 균형 있게 공부하면서 전체적인 관점에서 이론 체계와 그 흐름을 확인하며 통합적 사고력을 길러야 한다.
▶ 교과서 내용과 사회현상을 연계시켜라
사회탐구나 과학탐구는 반드시 시간을 두고 내용을 음미하며 생각해야 한다. 교과서적인 기본 원리를 실생활과 교과서 외적인 상황에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응용력을 배양해야 한다. 특히 사회·과학탐구는 배경지식과 상식이 실제 시험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평소에 신문이나 각종 시사 잡지, 과학 잡지 등에 나오는 현안 문제와 쟁점사항들을 교과서와 관련지어 따져가며 읽고 스크랩하는 습관을 가지면 탐구영역뿐만 아니라 언어영역과 논술, 심층면접에도 도움이 된다. 정해진 범위 안에서 시험을 치는 내신 성적은 좋지만 실제 수능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하는 수험생 대부분이 경험과 독서량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아직도 많은 수험생들이 사회 과목을 암기 과목이라고 생각하여 단원의 맥락은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단편적인 정보들을 무조건 암기하려고 한다. 이런 학생들은 참고서와 문제집을 아무리 많이 풀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먼저 각 단원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사회든 과학이든 외우려고 하지 말고 전체적인 흐름을 중시하며 핵심적인 개념이나 용어를 먼저 이해부터 해야 한다. 과학탐구는 중학교 과정의 기초가 매우 중요하므로 방학 기간에 한번 정리를 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과정을 중시하라
수능문제는 실험실습의 과정과 결론을 도출해 내는 추론 능력을 중시하는데 현장 교육은 여전히 참고서와 문제집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으니 학생들이 어렵게 느낄 수밖에 없다. 가능하면 교과서에 나오는 실험실습 과정을 직접 따라 해 보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엔 그 과정을 유추하며 따지는 학습을 해야 한다. 실험 결과를 그냥 암기해서는 안 되며 그 과정에 대해 철저히 이해해야 풀이가 쉬워진다. 수험생들은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개념을 철저하게 이해하고 도표, 지도, 그림, 실험과정과 결론 도출 등에 각별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탐구영역은 복습보다 예습이 중요하다. 미리 교과서를 읽어보고 모르는 용어를 노트에 적은 다음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습은 배운 부분과 새로 배울 내용을 연계시켜 생각하게 하기 때문에 개념과 원리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데 최선의 방법이다. 특히 과학 탐구는 자가 나름의 정리 노트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 체계적으로 사고하라
수능시험은 속도 검사가 아니라 역량 검사다. 따라서 무턱대고 많은 내용을 암기하고 여러 종류의 문제를 많이 풀어 본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교과의 기본적인 원리가 어떻게 문제화되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분산된 정보들은 어떻게 일반 원리로 수렴할 수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체계적인 사고 과정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 수능시험에서 제시되는 자료들은 얼핏보면 생소해 보이기 때문이다. 평소 문제 풀이 과정에서 어떤 자료가 제시되든 정확히 읽고 기본 개념과의 연관성을 따져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상당수의 수험생들이 공식이나 핵심 사항의 암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러나 수능 체제에서 단편적인 정보의 암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식 자체보다는 공식이 유도되는 과정을 철저히 이해해야 한다. 전체 과정을 중시하고 오래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 단원간 연결고리를 생각하라
과학은 지식의 양보다는 개별 지식간의 관계가 중요하다. 관계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교과서의 목차를 짚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목차는 교과서의 전체 내용과 지식 구조를 가장 잘 담고 있는 틀이다. 사회든 과학이든 여러 지식이 상호 연결되는 연결고리를 탐구하면 공부하는 즐거움이 커지고 성적도 향상된다.
◇ 취약 단원과 오답노트 정리
7차 교육과정에서는 실생활 관련 및 심화 과목 위주로 출제되고 있는데, 개념형 문항의 출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무엇보다 원리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개념과 공식의 암기가 바람직하다.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개념과 원리를 단원별로 정리하여 암기할 사항은 암기하고, 이해할 사항은 그 원리를 철저하게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은 일단 체크를 해 놓고 다음 내용을 학습하는 것이 좋다. 공부를 하다보면 당시에는 이해되지 않던 내용이 다른 부분의 내용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과학 교과의 교육 과정이 연계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념 원리 학습이 끝나면 방송교재와 시중에 나와 있는 문제집을 풀어보는 것이 좋다. 다양한 문제를 풀어 보고, 오답노트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한다면 단원간 통합 문제와 교과간 통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비축할 수 있다. 특히 8월 말까지 취약 단원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하며 주요 부분과 심화학습해야 할 내용을 노트에 기록해 두면 최종 마무리 단계에서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 : 대구진학지도협의회, 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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