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음악캠프 '알몸노출' 가요계 파문

인디밴드·음반계 "울~고 싶어라"

30일 벌어진 MBC '생방송 음악캠프'의 '알몸 노출' 파문으로 대중음악계가 술렁이고 있다. 수년째 침체 기로를 걷고 있는 국내 음악 시장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위축될 수 있기 때문.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인디 밴드들은 자칫 클럽 문화 전체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고 주류 음악계는 가수들의 몇 안되는 홍보 창구인 음악 전문 프로그램이 사라짐으로써 가뜩이나 어려운 음반 시장이 더욱 침체할까 우려하고 있다.

◇긴장한 인디 밴드들=인디 음악계는 카우치 멤버의 돌출 행동이 불러올 파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문화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온 클럽문화가 자칫 퇴폐와 향락을 조장한다거나 사건의 주동자가 인디 밴드라는 왜곡된 시각이 자리잡힐까 하는 걱정 때문. 이들의 음악활동에 대한 지원 등 활성화 방안도 차단될 위기를 맞았다. '음악캠프'의 제작진은 "대중음악 프로그램이 편향적으로 음악을 소개한다는 조언을 받아들여 인디 밴드 활성화 차원에서 음악전문가들과 시민단체의 추천을 받아 매주 한 팀씩 소개했다"고 밝혔다. 선의로 시작했다가 결국 프로그램 존폐 위기까지 몰린 셈이다.

그러나 전충훈 대구 록밴드연대 공동대표는 "라이브 클럽과 댄스(힙합·테크노) 클럽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서 "라이브 클럽은 클러버들이 음악을 즐기는 분위기이지 음주 가무가 판치는 퇴폐와 향락의 장소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댄스 클럽의 경우 흥분한 클러버들이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춤을 추거나 술을 뿌리는 경우가 있지만 라이브 클럽 무대에서는 노출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는 "이 사건은 카우치 멤버의 개인적인 돌출 행동이며, 홍대 앞에 존재하는 다양한 밴드의 한 부분일 뿐 대표성을 지니고 있진 않다"며 "이 사건을 홍대 인디 밴드들에 대한 일반적인 상황으로 몰고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홍보 창구 잃어버린 가요계=가요계는 MBC '음악 캠프'라는 영향력이 큰 지상파 방송의 순수 음악전문 프로그램이 사라진 데 대해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주요 음악 프로그램은 '생방송 음악캠프'와 더불어 KBS2 '뮤직뱅크', SBS '생방송 인기가요'가 꼽힌다. '생방송 음악캠프'의 경우 287회를 진행하면서 순위 프로그램으로서 명맥을 이어와 가수와 노래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음악캠프'가 방송 중단되면서 가수들의 홍보 창구는 크게 축소됐다. '뮤직뱅크'와 '인기가요'가 모두 일요일에 방송되는 점을 감안하면 가수들의 지상파 방송 출연 무대는 사실상 1개 프로그램으로 줄어든 셈이다. YG엔터테인먼트 이상철 실장은 "음악 프로그램이 방송 3사를 통틀어 너무 적어 가수를 알릴 수 있는 장이 너무 적다. 때문에 이번 '음악캠프' 폐지가 음반제작사 입장에서는 당혹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쥬얼리의 소속사 스타제국의 이주원 실장은 "녹화 방송을 해 사고를 막는 방법도 있을 텐데 프로그램이 중단된다니 충격"이라며 "어려운 음반 시장이 더 척박해질 것 같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음악캠프' 폐지 반대 운동도 일어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한 포털사이트에서 음악캠프 역시 피해자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음악캠프 폐지 반대 서명'을 벌이고 있고, 현재까지 1만 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이에 동의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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