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의 향토인들]향우회-(8)경산

단결 '구심점' 찾아 활성화 필요

경산하면 대학이 떠오른다. 국내에서 대학이 가장 많아서다. 늘어나는 아파트로 인해 경산은 근년에 인구가 매년 5~7%씩 증가, 90년대 초반 14만여 명이던 것이 지금은 60%나 늘어난 22만5천여 명을 헤아린다.

이처럼 경산은 발전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대구의 위성도시로 머물러 독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출향인들은 아쉬워한다.

경산은 다른 시·군에 비해 재경향우회가 활성화돼 있지 못하다. '큰 인물' 부재로 구심점이 없어서란다. 하양과 자인 사람들이 경산을 낯설어하는 점도 꼽힌다. 역사적으로 경산·하양·자인이 3대축으로 각기 독립적으로 발전해 동질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것.

경산 출신 공무원들은 팔경회(八慶會)란 모임을 갖고 있다. 팔(八)은 2개읍 6개면에서 따왔다.회장은 김동철 한국부품소재진흥원 초대 원장. 지난 달 공식 출범한 진흥원은 부품·소재기업들의 현장 애로기술 발굴 및 해소, 기술개발 지원 및 신뢰성 향상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기술고시 출신인 김 원장은 산자부에서 다년간 근무, 표준산업원장과 산업기술평가원장을 지냈다.

총무는 텁텁한 성격의 변용근(53) 행자부 지적과장(서기관). 그리고 최경환·송영선 의원, 최경수(崔慶洙·52) 국무조정실 정책차장(차관급), 윤시영(尹時榮) 경찰청 수사국장, 송강호(宋岡鎬·49) 경찰청 기획정보심의관, 박치환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행정관 등이 회원이다.

최경수 정책차장은 소탈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한데다 업무처리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윤시영 수사국장과 송강호 심의관은 류정선(柳汀善·57) 제주경찰청장 등과 함께 허준영 경찰청장을 떠받치는 핵심 멤버. 특히 송 담당관은 사시 출신으로 선이 굵다는 평을 듣고 있다.

법조계에선 이종왕 변호사와 함께 대구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발탁된 배기원(裵淇源·65) 대법관이 우뚝하다. 검찰에선 박청수(朴淸洙·47) 서울지검 공안1부장, 한무근(42) 사법연수원 교수, 정상환(41) 대구지검 특수부장, 손영재(43) 춘천지검 부장, 이종대(44) 서울남부지검 부부장이 선배급으로 분류된다. 한창 뛰고 있는 검사로는 최재민(35) 서울지검 검사, 김유철(36) 대구지검 검사 정도다,

검사보다 판사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인데 장성욱(39) 서울고법 판사를 비롯 ,서울지법에 장래아(30) 이준규(34) 김재원(33) 판사가 활동하고 있다. 또 이창련(33) 서울남부지법 판사, 김태광(42) 창원지법 밀양지원 판사, 이도형(28) 인천지법 판사, 이덕환(31) 부산지법 동부지원 판사도 경산 출신이다.

경제계에는 이상윤(李相潤·63) 농심 사장, 박병무(朴炳武·44) 뉴브리지캐피탈코리아 사장, 도용환(48) DPC 대표, 박원희(53) 자원메디칼 대표 등이 꼽힌다. 뉴브리지캐피탈은 제일은행을 인수했다가 큰 차익을 남기고 되판 회사다. DPC는 IT 벤처업계에서 유명하며, 자원메디칼은 자동혈압측정 기술 개발로 성공했다.

대기업에서는 천경준(58) 삼성전자 부사장과 생활가전 부문을 총괄하는 박종환(44·朴鍾桓) 삼성전자 상무를 비롯, 삼성물산에 허진옥(43) 상무, LG전자에 임길포(52)·김정보(53) 상무, 위니아만도에 정연규(51) 상무가 뛰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 허 상무는 서울대 건축과를 졸업,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일하다 올초 최연소 상무가 됐다.

서상록(徐相祿·68) 서울외국어대학원 부총장은 한때 롯데호텔 웨이터로 일해 화제가 됐었다. '물 박사'로 통하는 안규홍(安圭洪·53)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팔당물보다 종말처리한 하수가 더 깨끗하다'는 지론을 갖고 있으며 청계천 복원 사업에 참여했다. 박영진 경희대 체육대 교수는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를 졸업한 뒤 귀국해 경희대에 처음으로 골프경영학과를 만들었다.

박수길(72) 유엔한국협회장은 UN대사를 지내는 등 외교관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성유보(成裕普·63)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은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이고, 백성운(56·白成雲) 고려대 공공행정학부 초빙교수는 경기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행정 전문가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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