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은 자연의 순리를 말없이 받아들인다.
자기를 고집하거나 남에게 자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나무는 자신이 물러날 때를 잘 안다.
수명이 다한 나무는 그 몸을 아낌없이 숲을 위해 희생하고
온갖 생명의 먹이가 되고 서식지가 되어준다.
다시 그들은 숲의 양분이 되고
자신의 몸을 어린 나무가 자라나는 모판으로 제공하게 된다.
숲은 자신이 밀알이 되어 죽음으로 번영을 가져오게 하는 진리를,
숲은 자기를 과감히 버림으로써 새롭게 탄생하는 신비를 우리에게 보여주려 한다.
가을날 훌훌 낙엽을 버리고 홀몸으로 겨울을 버틴 나무는 봄에는 어김없이
신록으로 단장하며 다시 새로운 삶을 열어간다.
나무의 동면은 게으름 아니라 새로운 삶을 위한 도약이다.
우리 인생도 그러하다.
매일의 안일하고 풍요로운 삶은 그 가치를 깊게 느끼지 못하게 한다.
바람 한 가닥 떨림도 감지할 수 있었던 원래 감각을 우리는 모두 잃었다.
숲은 남을 배려하고 자기를 내어줄 때 모두가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침묵으로 호소한다.
숲은 마치 파스텔화로 착각할 만큼
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뚜렷하게 나타낼 수도 없는 색깔로
그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그래서 나는 그린다.
그 속에 있으면 마음에 얼룩을 남기는 감정이 숲의 고요와 함께 가라앉는다.
그래서 이 시간도 그 숲을 그리고 있다. 그들 사이에서 반짝이는 눈부신 빛과 함께……
글·그림 도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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