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지식사회와 빈부격차

빈부격차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돼 자주 논쟁의 초점이 되고 있다. 현재 지구상의 모든 국가에 빈부격차 문제가 존재하고 있으며, 인류사회 형성 이래 어느 시대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있어 온 게 사실이다. 특히 근대국가 이전에는 신분격차에 따른 빈부격차가 초래되었으나 산업자본주의 이후 시장경제원리가 보편화함에 따라 누구나 개인역량과 노력에 따라 부(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빈부격차가 유난히 문제의식으로 부각돼 사회적 갈등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싶어 하고 가난해지고 싶지 않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따라서 빈부격차 발생은 인간사회의 필연적 소산이라고 볼 때 과거보다 왜 최근에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까지 더욱더 심화하고 있는 것일까?

본인은 21C 지식정보화 사회와 부가가치창출에 대하여 제대로 인식해야만 최근 빈부격차가 심화하고 있는 원인에 대하여 다소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과거 농경사회엔 농사를 잘 지을 줄 아는 지식인과 그렇지 못한 지식인의 빈부격차는 세월이 지나도 큰 차이가 없었지만 산업사회를 거쳐 지식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지식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의 격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당대 세계 최고 부자가 된 빌 게이츠는 부모로부터 큰 유산을 받았다거나 로또 복권에 당첨된 사실이 없다. 다만 차별화된 IT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끊임없이 창출한 결과이다.

특히 지식의 부가가치 창출력은 국가 권력이나 타인이 강제로 막을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아무리 부자를 비난하고 더 이상 부를 축적하지 말라고 해도 지식사회에선 불가능한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인을 우대하고 지식과 직결되는 상인정신이 투철한 민족은 번영하였다.

최근 중국이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크게 발전하는 것도 소위 문화혁명 실패 이후 국가적 차원에서 미국 등 자본주의 국가로의 유학 등을 통해 지식인을 오랜 기간 체계적으로 양성하여 젊은 인재들을 각계각층에 활용함으로써 전통적인 민족성인 상인정신과 어우러지도록 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유대민족이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유대민족의 지식탐구 노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부가가치 창출 즉 유대인의 상술이 근본적 동력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 한국인보다 더욱더 큰 빈부격차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중국인이나 유대인들은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나뉘어 서로 헐뜯고 비난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도 아무런 성과나 대책 없이 부자를 비난하여 대리만족을 가지려 하지 말고 가지지 못한 자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지도록 배려해주고 용기를 주자. 부자가 될 수 있는 지식인은 가난과 역경을 딛고 희망과 비전을 잃지않고 노력하면 누구나 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부의 세습 및 돈이 있어야 교육할 수 있다라고 얘기하는 분들이 가끔 있음을 알 수 있고 또한 일부 사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본인은 주변에서 부자도 망하고 부잣집 자녀도 형편없이 망가지는 경우도 허다하게 목격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크게 성공한 사람 가운데 부모로부터 큰 재산을 물려받지 않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수성가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

가난 때문에 자살하려는 사람은 자국에서 대학원까지 나와 희망의 나라 한국에 와서 우리가 기피하고 있는 산업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보라. 문제는 근로의식의 실종이고 가치관의 훼손이다.

미래의 비전과 희망을 잃지 않고 끈질기게 공부하며 죽을 각오로 힘든 일 궂은 일 가리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성공을 할 수 있음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진실이다.

모두가 다 균등하게 잘 살기를 바라지만 당장 실현할 수 없는 유토피아일 수밖에 없다. 지식사회를 맞아 확고한 희망과 비전을 가진 의지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여 어려운 여건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서로 격려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문화야말로 편을 갈라 상호비방과 남의 탓을 조장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지식사회를 살아가는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해 본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공장장 전무 장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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