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리더십 '파도 현상'

노자(老子)는 '도덕경'에서 임금(리더)의 수준을 네 가지로 나눴다. 가장 훌륭한 임금은 백성이 그가 있다는 사실만 아는 경우, 그 다음이 친근하게 여기며 칭송하는 임금, 백성들이 두려워하는 임금, 마지막이 백성이 업신여기는 경우라 했다. 어떤 의도를 갖고 통치하지 않는 임금이 최고이며, 이어 덕과 은혜를 베풀거나 법으로 다스리는 임금이고, 덕과 법이 무너진 경우가 최악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건국 이후의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어떤 유형들이었을까.

◇노자의 잣대와는 다르지만 그 유형을 두 가지로 나눈 이색 분석이 나와 화제다. 우리나라 역대 전(前) 대통령이 '어머니(플러스)형'과 '아버지(마이너스)형'이 번갈아 등장했으며, 이 같은 '파도 현상' 때문에 국정 운영이 큰 폭으로 변해 왔다는 해석이 그것이다. 국민이 당시 권력자에 거부감을 가지므로 정반대 스타일의 후임자를 뽑고, 권력자도 차별화를 위해 전임자와 상반되는 국정을 펴게 됐다는 풀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최근 심사를 통과한 고려대 박사학위 논문을 통해 이승만'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은 외향적'적극적'감성적'낙관적 특성을 보이는 '플러스형'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정희'노태우'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성적'소극적'이론적'비판적인 '마이너스형'이라고 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플러스형 대통령들은 여성적 세계관이 강하고, 집안 형편에 여유가 있으며, 두뇌보다 신체가 강하다. 마이너스형은 남성적 세계관이 강하며, 두뇌는 우수하나 가난으로 학력'경력이 취약하고, 관료적 성향이 두드러진다. 전자의 경우 친화력'개혁성'위기 대처 능력이 장점이나 즉흥적이고 정치 성향이 강하다. 한편 후자는 안정적'체계적이며 신중하고 행정력은 우수하나 우유부단하고, 친화력'개혁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논리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은 플러스형이 되는 셈이다. 과연 그런 유형인지는 잘 모르겠다. 우선 집안 형편에 여유가 없었다는 점과 전임자에 대한 강한 거부감 때문에 선출되지 않은 점은 아귀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아무튼 대통령의 성향과 리더십의 '파도 현상'이 국정 운영을 너무 오르락내리락하게 해 극심한 혼란을 부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노자가 말한 임금의 상위 두 유형이 새삼 떠오르는 까닭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태수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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