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릎 통증 욱신 걷기가 무서워

내게 맞는 치료법 없나

퇴행성관절염은 사람이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생기는 병이다. 물론 젊은 사람들에게도 외상이나 다른 질환 등으로 인해 일찍 관절염이 찾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나이의 사람들도 어떤 이는 젊은 사람과 같이 등산을 즐기고 수시로 여행을 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관절염 통증으로 일상생활에도 불편을 느낀다. 왜 이렇게 같은 나이의 사람에게 관절염의 정도가 각각 달리 생기는 것일까.

이에 대해선 일반적으로 사람마다 생활습관, 평소 운동량, 체중의 과다, 직업의 종류 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을 내릴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체중과다와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중이 무거운 사람이 쪼그려 앉아 장시간 작업을 하든지, 우리나라와 같이 좌식생활이 일반화된 주택에서 산다면 관절염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평소 근력 운동 등으로 하체 단련이 잘된 경우는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체중으로 인한 관절의 마모정도는 훨씬 줄어들 것이다.

남녀간에도 차이가 있다.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관절염이 더 많이 생긴다. 이는 생활습관, 근육의 양, 골 밀도 등이 관계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 경향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엄마가 심한 관절염으로 고생한 가족의 경우 자식들은 서둘러 예방에 힘쓸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관절염은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해야 할까. 인간복제가 가시화될 정도로 현대의학이 발전했다 하지만 그 흔한 감기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치료제는 아직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관절염의 경우에도 완벽한 치료법이 없다.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경미한 관절염과 비교적 젊은 사람의 경우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요법과 같은 치료법이 권장된다. 또 약물치료가 반응하지 않는 정도의 중증으로 진행된 관절염의 경우 최근에는 관절내시경 치료가 활용되고 있다. 심한 관절염으로 잘 걸을 수 없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엔 의사들은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한다.

관절염과 관련해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는 '글루코사민 열풍'이 일고 있다. TV나 잡지의 건강코너에는 어김없이 글루코사민이 소개되고 있다. 병원을 찾는 대부분의 환자는 홈쇼핑이나, 약국, 해외여행을 다녀온 친지 등을 통해 글루코사민을 구입, 복용하고 있다. 과연 글루코사민이 관절염을 치료해 줄 수 있는가.

또 아무나 먹어도 부작용은 없는가. 글루코사민은 관절을 형성하는 당분의 일종으로 관절연골 형성을 도와줄 수는 있다. 하지만 고도로 변성이 진행된 환자에게는 약효를 기대하기 힘들다. 오히려 당뇨병 환자는 당뇨를 악화시키므로 신중하게 복용해야 한다. 특히 상어연골, 초록홍합의 추출물 등등 요즘 유행하는 기능성 의약품이 모두 특성을 가지고 있고 각각의 함량이 다르다. 따라서 전문 지식을 가진 의사와 상담을 한 뒤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렇다면 관절 내시경 수술은 관절염치료에 명쾌한 답을 줄 수 있을까. 내시경 수술은 상처가 없고, 회복이 빨라 일반적 수술법보다 우수한 치료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적절한 경우에 시행한 내시경 수술은 관절 기능을 개선해 관절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외상에 의한 국소적인 관절염이 생긴 젊은층에게는 가뭄에 내리는 단비만큼이나 많은 도움이 되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세포이식술, 연골이식술, 미세천골술 등의 수술법이 개발되어 관절염 치료에 널리 활용되고 마모된 관절을 재생시키고 있다. 몇 년 후면 관절연골 대체 물질이 개발되어 시술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내시경 수술은 관절염 치료에 많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관절내시경 수술도 단점이 있다. 관절축이 변형된 관절염 환자에게 시술한 경우 통증이 남거나, 악화되어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할 경우도 있다.

심한 관절염 환자에게 권장되는 인공관절 수술은 어떨까. 이는 마모된 관절표면을 모두 없애고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움직이는 관절을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노인에게 틀니를 해서 음식물 먹기가 편하게 해주는 것과 유사하다. 인공관절 수술은 몇 년 전부터 컴퓨터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정확하게 시술할 수 있게 되었고, 피부 절개도 최소화 해 수술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만큼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줄어 환자 만족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인공관절은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보형물이어서 수명이 제한되어 있다. 기술의 발달로 요즘은 정상적으로 사용할 경우 15~20년 정도 유지가 가능하며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기구도 있다. 환자들은 당연히 수명이 긴 기구를 원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론적으로 제시된 기간이 실제 수술에서 100% 적용되기는 힘들며, 일부 문제점이 지적되어 사용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인공관절의 수명은 환자의 근육상태, 생활환경, 재활의지 등 환자에 의한 요인과 의사의 경험, 수술의 정확도, 기구의 특성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이호규 열린큰병원 원장

사진: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흔한 병이다. 관절염 환자들은 근거 없는 민간요법이나 맹목적인 약물 복용 등에 의존하지 말고, 의사와 상의해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와 관리방법을 찾아야 한다.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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