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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휴대전화 감청장비 용광로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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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련 첩보 사실여부 확인중…해당 제강사 "사실 아니다"

'안기부·국정원 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23일 국정원이 휴대전화 감청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관련 장비들을 용광로에 넣어 없앴다는 첩보를 입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이 휴대전화 감청 기술을 자체 개발해 운용하다 이 사실을 숨기려고 2002년 4월 국내 모 철강회사 용광로에 휴대전화 감청장비 일체를 집어넣어 소각처리했다는 국정원 측 주장을 입수해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청장비 폐기시점이 국정원이 도청을 중단했다고 밝힌 2002년 3월보다 한 달가량 늦은 이유는 폐기절차를 밟아 소각장소를 물색하는데 시일이 소요됐기 때문이라고 국정원 측은 주장하고 있다.

전직 국정원 고위간부도 최근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휴대전화 도청 사실을 완전히 감추려고 감청장비의 소각 장소로 용광로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용광로에서 소각됐다는 장비는 국정원이 자체 개발한 유선 중계통신망 감청장비 6세트와 45㎏ 정도 무게의 이동식 휴대전화 감청장비 20세트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해당 철강회사 직원들을 불러 국정원의 의뢰를 받아 감청장비를 용광로에 넣어 폐기처분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국정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도청장비를 제강회사 용광로에서 폐기한 사실이 있는지와 폐기 과정에서 빼돌려진 장비는 없는지 등을 캐물을 계획이다.

그러나 검찰은 국정원이 자체폐기하지 않고 일반회사에 소각을 맡겼을 경우 관련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소지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용광로 폐기설'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해당 제강회사 측도 "국정원의 의뢰를 받아 도청장비를 폐기한 사실이 전혀 없다. 우리가 쓰는 전기로에 도청장비 같은 '이물질'을 넣으면 기준 함량 미달로 제품의 품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전기로에 고장이 발생할 수 있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국정원이 휴대전화 감청장비를 이용해 도청을 한 대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인지 등에 대해 캐고 있다. 국정원 측은 휴대전화 감청 대상이 정·재계 인사가 아닌 산업정보 유출이나 마약·조직범죄 사범 등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국정원은 휴대전화와 관련한 감청 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휴대전화 도·감청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상태여서 영장이나 허가를 받을 수 없는 자기모순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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