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월 모의평가로 본 수능 대비책

7일 평가원 모의고사가 끝난 고3 교실은 전보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학생과 모든 것을 포기하고 떠들기만 하는 학생이 확연히 구분된다. 평가원 모의고사 점수를 실제 수능의 예측 잣대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가원 모의고사 역시 연습으로 치는 시험일 따름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지금부터의 공부로 최종 승부가 결정된다고 입을 모은다. 평가원 모의고사는 자신의 취약점을 점검하고 올해 수능의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생각해 보는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9월 모의평가의 특징적인 출제 경향을 분석하고 향후 마무리 학습 대책에 대해 알아본다.

◇언어영역

▶출제 경향=지난 6월에 실시된 모의평가와 비교할 때 문학 제재에서 수필 대신 희곡이 출제되었고, 그림이나 도표, 그래프 등 시각적 자료를 활용한 유형이 다소 늘어났다는 점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이번 9월 모의평가 문학 제재는 일부 작품(박재삼의 '수정가')을 제외하고는 2005 수능이나 6월 모의평가에 비해 비교적 익숙한 작품들이 지문으로 선정되었으며, 과거 수능에서 출제된 적이 있는 정철의 '사미인곡'(98 수능)과 김만중의 '사씨남정기'(2000 수능)가 다시 출제되었다. 과거에 출제되었던 작품이라고 해도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이나 주요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은 수능에서 다시 다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비문학 제재의 지문 길이가 긴 편은 아니었으나, 몇 개 제재에서는 어느 정도의 독해력을 필요로 하는 글들이 지문으로 선정되었다. 경제학에서 중요하게 부각되기 시작한 인간의 심리 문제를 다룬 '사회' 제재 지문(36∼39번), 과학적 접근 방법으로서의 '역사적 서술' 문제를 다룬 '과학' 제재 지문(53∼56번)은 다른 제재에 비해 어느 정도의 독해 능력이 필요한 글이었다.

▶대비책=수능시험도 평가의 핵심과 출제의 기본 원리는 교과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어 및 문학을 비롯한 각종 교과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응용·변형하여 문제를 출제하는 만큼 수능 시험 전에 교과서를 개괄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교과서를 중심으로 글의 내용을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고 작문의 기초 원리나 글의 구성 방식, 문학 작품의 감상 방법 등과 같은 기본적인 지식을 확실하게 정리해 두어야 한다. 아울러 꾸준한 독서와 문제 풀이, 어휘와 어법에 대한 꾸준한 학습, 시사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과 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노력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자세가 요구된다.

◇수리영역

▶출제 경향=이번 모의평가는 6월 모의평가보다 가형은 조금 어렵고, 나형은 조금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가형의 경우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문항이 늘어났고, 나형은 6월 모의평가 때 앞부분부터 어려운 문항들이 배열되어 있었던 반면 9월 모의평가는 비교적 쉬운 문항들이 배열되었다. 각 문항의 발문의 길이는 그다지 길지 않았다. 이번 시험에서도 그래프를 해석할 수 있는가를 묻는 문제(가형 20번, 미분과 적분 28번, 미분과 적분 29번), 수학적 표현들을 읽고 해석할 수 있는가를 묻는 문제(가형 7번, 나형 21번, 나형 28번) 등이 출제되었다. 특히 논리적 추론을 통해 참 거짓을 판별하는 보기에서 옳은 것을 고르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고 있다.

▶대비책=문제풀이 위주의 학습 방법에서 탈피하여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사고를 확장하고 수학적 개념들의 상호연관성들을 파악하면서 공부해야 한다. 수학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개념과 원리이다. 항상 왜라는 문제제기를 하며 공부한다면 새로운 문제를 접했을 때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9월 모의평가와 그동안 정리한 오답 노트에서 가장 취약하다고 생각되는 단원들의 개념을 교과서 위주로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수리 영역 문제들이 각 단원의 핵심적인 내용을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와 관련지어 묻기 때문에 고1부터 3학년까지의 교과서를 반드시 제대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외국어영역

▶출제 경향=7차 교육과정이 처음 반영되어 출제된 2005학년도 수능부터 어휘의 범위가 늘어나면서 어휘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계속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한 지문안에 네모 세 개가 있고 그 안에서 적절한 어휘를 고르는 문항은 2005 수능에서 두 문항이 출제되었다. 6월 모의평가에서도 그림을 참조하여 어휘를 고르는 문제가 두 문항, 9월 모의평가에서는 문법성 판단과 같은 유형으로 어휘력을 측정하는 문항이 출제되고 있어서 앞으로도 어휘력을 측정하는 문항은 형태를 달리할 수 있어도 비중이 줄지는 않을 것이다.

▶대비책=실제 수능을 치르는 것과 같게 연습을 해야 한다. 풀이 시간을 수능과 같은 시간으로 정해놓고 실전세트를 풀어보는 연습이 바람직하다. 답지에 정답을 옮기는 것도 실전과 같이 연습해야 한다. 답지에 옮기는 시간 안배 등을 잘 하면 10분 정도는 시간을 더 활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모르는 단어가 있더라도 사전을 찾지 말고 실제 수능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생각보다는 실전 경험을 여러 번 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사회탐구

▶출제 경향=심화 선택 과목별로 고차적 사고력을 요하거나 깊이 있는 교과 지식을 묻는 문항이 일부 출제되어 시험의 변별력이 높았다. 선택 지문의 난이도가 높아져 개념을 확실하게 이해해야만 풀 수 있는 문항이 출제되었다. 윤리는 윤리사상에 대해 심도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사상적 관점을 명확하게 도출하는 문항이 다수 출제되어 변별력을 높였다. 세계사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동시에 이해해야만 풀 수 있는 문항이 출제되었다. 일반 사회의 경우 지금까지의 시험에서는 자주 다루지 않았던 생소한 개념들을 묻는다거나, 한 문제 안에 여러 개념을 동시에 묻는 문항들이 출제되었다. 또한 어휘나 표현에 있어서도 신문 기사나 대학 전공 서적 수준의 표현들이 많이 다루어졌다. 법과 사회와 경제는 내용적인 측면에서, 정치와 사회문화는 표현 및 어휘적인 측면에서 두드러지게 어려워졌다. 정치는 문항 보기의 표현이 다소 난해하여 평소에 정치 관련 신문 기사를 읽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다.

▶대비책=교과 내용의 핵심 개념과 원리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반드시 자기 것으로 만들고 넘어가야 한다. 예전의 시험처럼 한 가지 개념만을 알고서도 풀 수 있는 문항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한 문제에서 여러 가지 개념을 한꺼번에 묻는 문항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얼핏 알고 있는 개념은 오히려 정답을 고르는데 방해가 된다. 따라서 선생님이나 인터넷의 도움을 통해 확실하게 개념 정리를 해야 하며, 한 가지 개념에 파생되는 다른 개념들도 연계하여 알고 있어야 한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시사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고 있으므로, 평소에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신문 등을 자주 보아 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집 요점 정리'나 '풀었던 문제 다시 보기'는 자신이 이미 알던 개념이나 어휘만 반복 학습하는 것일 뿐이기에 큰 효과가 없다. 역사 교과군의 경우 시간의 선후 관계를 묻는 문제도 자주 출제되고 있으니 연표를 통한 학습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과학탐구

▶출제 경향=물리Ⅰ에서는 저항, 저항의 연결, 전류에 의한 자기장에 대한 개념을 복합적으로 적용해야 풀 수 있는 문항(12번)이 출제되었다. 지구과학Ⅰ에서는 우주선과 혜성의 충돌 과정에서 나타나는 천문학적 현상을 다루는 문항(6번)과 천동설에 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문항(19번)이 출제되었고, 지구과학Ⅱ에서는 조석표를 해석하는 문항(12번)과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는 문항(16번)이 출제되었다. 화학Ⅰ에서 기체의 부피 변화를 수출용 김치의 포장에 적용하는 문항(12번)과 금속의 반응성을 실제 사용하는 전선에 적용한 문항(13번)이 출제되었고, 지구과학Ⅱ에서 조석표를 다룬 문항(12번)이 출제되었다. 생물Ⅰ에서는 흡연율과 사망률의 관계를 다룬 문항(3번)과 정온 동물의 열 발생량과 발산량의 관계를 실생활의 현상에 연관지은 문항(13번)이 출제되었다. 시사 및 신유형 문항으로 지구과학Ⅰ에서 2005년 '딥 임팩트'호와 '템펠Ⅰ'혜성의 충돌을 다룬 6번 문항과 1978년 홍성지진을 다룬 문항(14번)이 출제되었고, 생물Ⅰ에서는 생물의 종 수 변화를 억제하는 방법에 대한 문항(18번), 줄기 세포에 관한 문항(19번)이 출제되었다.

▶대비책=7차 교과 과정에 들어서면서 개념형 문항의 중요성이 많이 부각되었다. 2005학년도 수능이나 금년 6월, 9월 모의평가에도 개념형 문항이 많은 비율로 출제되고 있는 만큼 개념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없으면 좋은 성적을 얻기가 힘들 것이다. 마지막 정리 단계에 들어가면 다수의 학생들이 시중에 나온 마무리 학습 자료를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정리 단계에서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때 자신의 부족한 점을 가장 잘 지적해 줄 수 있는 자료는 자신이 지금까지 공부하고 정리했던 오답노트이다. 취약 부분을 확실하게 정리한 후 새로운 문제로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송원학원 진학지도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