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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꽁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 끝에 홀로 오르니

한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정지용(1902~1950) 고향

삶이란 얼마나 힘들고 고달픈 것인가? 그 시달림 속에서 우리는 풍파에 지친 한 척의 배처럼 힘없이 낡아간다. 하지만 어떤 환난과 어려움 중에서도 돌아갈 고향이 있었기에 우리는 고통을 참을 수 있었다. 어떤 수모와 위기 속에서도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는 고향을 생각하며 힘겨운 시간을 인내하였다. 하지만 이제 고향은 어디로 갔나? 근대화의 모진 바람 속에서 고향은 제 얼굴과 모습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식민지 제국주의의 침탈과 더불어 고향의 파괴와 유린은 조직적으로 자행되었다. 백석과 같은 시인은 고향의 짙은 방언으로 작품을 써서 이러한 만행을 막아보려는 몸짓을 나타내 보였다. 파란도 곡절도 많았던 시인 정지용의 고결했던 삶도 어쩌면 이 작품의 운명과 비슷하다. 작곡가 채동선이 슬프고 아름다운 곡조를 붙였던 이 노래는 분단 이후 박화목과 이은상에 의해 다른 버전으로 개작되는 수모를 겪었다. 지금 이 노래의 버전은 모두 세 가지인데, 정지용의 시가 원래의 가사이므로 채동선의 곡조에다 이 시를 주로 불러야 된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동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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