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6 수능> 수능출제경향

사탐, 변별력 고려 전반적으로 어려워

올해 수능시험은 영역별로 난이도 차이를 보이긴 했으나 학교 수업에 충실한 학생은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겠다는 원칙이 어느 정도 지켜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수리나 사회탐구 등에서 난이도가 높은 문항을 2, 3개씩 출제해 변별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이들 영역의 경우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의 문제는 여전할 전망이다. EBS 수능강의와의 연계성을 지난 해 수준으로 높게 유지한다는 출제방침은 올해도 수험생들이 쉽게 체감하기 힘들었다.

◇언어= 지문 길이가 짧아진데다 교과서 비중도 높아 수험생들 대다수가 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출제방향도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6월과 9월의 모의평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듣기의 경우 학교 수업과 라디오 다큐멘터리, 동아리 발표회 등 다양한 유형의 담화가 활용돼 언어 사용의 실제성이 강조됐다.

어휘와 어법에서는 적용과 탐구능력 평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의 단순 암기보다는 추론을 통한 비판과 창의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항이 많았다. 읽기에서는 문학 교과서에서 다룬 작품이 주로 많이 출제됐다.

현대시는 정지용의 '인동차', 박두진의 '청산도', 황동규의 '조그만 사랑노래'가 나왔고 현대소설은 최인훈의 '광장'이, 고전소설은 '유충렬전'이 활용됐다. 읽기 비문학에는 조선 후기 지식인의 문제를 다룬 조희룡의'이향견문록 서'라는 인문 지문, 옵션의 원리를 통해 경제적 행위를 설명하는 사회 지문 등이 출제됐다.

◇수리= 쉬운 문제와 중간 난이도 문제,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어려운 문제 등이 다양하게 출제됐다. 문제 유형은 특이하지 않았으나 풀이 과정에서 두 가지 이상의 개념이나 원리를 종합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문항이나 교과 외적 상황에 수학적 원리를 적용하는 문제 등이 눈에 띄었다.

가형은 다소 어렵게 출제된 반면 나형은 크게 어렵지 않아 양자 간의 표준점수 차이를 줄이려는 평가원의 고심이 엿보였다. 도형 문제들이 많이 출제돼 수험생들에게 부담을 준 것도 특징. 단답형 문항이 30%나 됐고 문항의 답은 세 자리 이하 자연수로 표기하도록 했다.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문제와 비슷한 유형도 많이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어= 예년에 비해 어렵게 출제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를 보여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높았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50문항 가운데 듣기와 말하기가 17개, 독해와 작문이 33개였다. 듣기와 말하기 평가에서는 실생활에서 영어로 의사소통 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많았다.

읽기에서는 어법에 맞는 표현 찾기, 빈칸에 들어갈 단어나 구절 추론하기, 두 글의 핵심 쟁점 찾기 등의 문제가 나왔다. 어휘는 다소 수준이 높았으나 빈도수가 높은 어휘가 사용됐으며, 지문은 범교과적 내용으로 구성돼 광범위한 언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였다.

◇사회탐구= 지난해 수능에서 난이도 조정에 실패해 비난을 받은 만큼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됐다.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유·불리를 줄이기 위해 과목별로 한 두 문항씩 난이도 높은 문제가 나왔으며 특히 윤리와 국사 등의 체감 난이도가 높아졌다.

정치, 경제, 경제지리 등은 지문이 길고 자료도 많이 제시돼 수험생들이 시간 안배에 어려움을 겪었다. 윤리의 경우 단원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요구했으며 주어진 자료를 읽고 답을 찾기에 까다로운 문제가 눈에 띄었다. 국사는 교과서 외 자료도 일부 인용됐으며 교과서 단원별 주제 파악 능력을 측정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한국지리는 자료가 많아 시간이 부족한데다 까다로운 문항도 다수 출제됐으며 세계지리에서도 지엽적인 사실과 전체를 묻는 문제가 함께 출제돼 난이도를 높였다.

◇과학탐구= 사회탐구와 마찬가지로 수험생들의 변별력 확보를 위해 낯선 유형을 출제하거나 시사문제를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등의 경향을 보였다. 화학Ⅰ,Ⅱ를 선택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생물Ⅰ,Ⅱ에도 낯선 유형의 문제가 많아 수험생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물리Ⅰ의 경우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상당수 출제됐으나 기본적인 개념을 묻는 것이어서 당황하지 않으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었다.

화학Ⅰ은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탐구형 문제와 환경 관련 문제가 많았다. 생물Ⅰ에서는 생소한 그래프나 자료가 많이 활용됐으며 지구과학Ⅰ도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나왔다. 화학Ⅱ에서는 계산과 고난이도 문제가 많았던 작년 수능의 경향이 더욱 강화됐으며 생물Ⅱ도 새로운 경향의 문제가 많았다.

◇제2외국어/한문= 문제 유형은 모의고사와 비슷했으나 어려운 단어가 많아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한문의 경우 고교 교육용 한자가 예년에 비해 많이 사용됐으며 꼼꼼하게 공부해야 맞힐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

독일어는 문법이 까다롭고 지문 길이도 지난해보다 길어졌으며 일본어는 교육부 지적 800여 단어 중 500단어 이상 알아야 풀 수 있을 정도였다. 프랑스어는 지문 길이가 다소 짧아졌지만 어휘와 표현 수준이 높아졌고, 중국어는 단어를 문장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와 발음 문제 등이 강화됐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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