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홍콩경찰 추가 기소 검토…시위대는 혐의 불인정

구속사태 해 넘길 듯…"수감기간 길어지면 또 원정투쟁"

홍콩 경찰이 구속된 한국 시위대 11명에 대해 추가 기소를 검토하고 있고 구속자들도 유죄를 인정치 않는 상황이어서 홍콩 시위대 구속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환복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위대 11명에게 적용된 불법 집회 혐의 외에 홍콩 당국이 공공기물 파손과 경찰관 폭행 등 혐의로 추가 기소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홍콩 경찰과 검찰은 현재 추가 기소를 위한 증거들을 수집 중이며 오는 23일 첫 재판 이전에 추가 기소가 이뤄질 수 있다고 조 총영사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홍콩 명보(明報)는 이날 경찰이 구속된 양경규 민주노총 공공연맹위원장 등 한국 시위대 11명과 일본인, 대만인, 중국인 등 3명에 대해 불법집회 혐의 외에도 폭동 및 경찰습격, 형사훼손 혐의를 추가 적용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현재 재판을 맡고 있는 쿤통(觀塘) 법원은 비교적 경미한 사건을 다루는 치안판사법원이지만 최고 2년 이하의 징역형과 10만 홍콩달러(한화 1천300만 원) 미만의 벌금형 사건을 부과할 수 있다. 두가지 이상 혐의사실이 병합될 경우엔 징역 3년까지도 선고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구속된 시위대측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3일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면 형량이 3분의 1 이상 줄어들고 재판도 곧바로 종료돼 선고가 이른 시일 내 내려질 수 있지만 무죄를 주장할 경우 장기재판이 예상된다. 재판부가 사안의 특수성을 감안, 공판 기일을 앞당길 것으로는 예상되지만 통상 1∼2주에 한차례씩 공판이 속개되는 절차상 시위대가 혐의를 인정치 않을 경우 이들에 대한 선고는 해를 넘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민중투쟁단은 이날 활동보고 기자회견을 통해 "홍콩 경찰이 근거없이 시위대를 구속했으며 앞으로 구속 부당성을 알리는 투쟁을 벌이겠다"며 "수감기간이 길어지면 다시 대규모 원정투쟁을 벌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허인 민주노총 공공연맹 부위원장은 "경찰서에 구금돼 있는 동안 경찰은 우리를 범죄인으로 취급하며 부당하게 대우했고 심각한 인권침해를 자행했다"며 "이들은 뺨을 때리거나 구타했고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공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민웅 전농 사무총장은 "17일 시위는 지도부가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며 "홍콩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린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고 풀려난 한국 시위대 988명은 상당수가 이미 한국으로 귀국한 데 이어 상당수가 20, 21일 중으로 귀국 항공편을 예약, 귀국할 예정이지만 홍콩이 관광 성수기를 맞아 항공편을 구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다. 총영사관 등은 현재 항공편을 구하지 못한 230명에 대해 조기 귀국 방안을 협의 중이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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