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불·가뭄 극복에 힘 모으자

전국 곳곳에 산불과 가옥 화재, 지역에 따라 가뭄과 폭설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정치 사회적 격랑과 함께 새해 벽두부터 근래 보기 드문 한파로 국민들의 심사가 편치 못하다.

지난 연말 서문시장의 큰불로 큰 충격과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에서 어젯밤엔 대구시민의 휴식처 앞산에서 산불이 발생, 밤새 진화 작업을 벌이는 등 북새통을 치렀다. 지난 3일 처음 발생한 칠곡의 산불은 숨바꼭질하듯 꺼졌다 살아나기를 반복하며 건령산 정상을 넘어 동명면, 대구시 읍내동까지 확산돼 수십㏊의 임야를 태웠다. 또 영덕과 울진 등지도 산불이 할퀴고 갔다.

가뭄으로 바싹 마른 산야에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은 급속히 번진다. 혹한이라 진화 작업도 여의치 않다. 그래서 예방이 최선이다. 대부분의 산불이 실화나 방화로 인한 인재인 만큼 입산자의 화기 및 인화 물질 소지 금지와 입산 금지 구역의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관계 기관은 공직 기강의 해이로 감시 체계가 허술해졌기 때문에 산불이 반발하는 것은 아닌지 자성해 봐야 한다. 일정 규모 이상 산불 피해가 발생하면 시장'군수가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던 지난날의 강력한 산림 보호 정책은 이미 전설처럼 돼 버렸지만, 자치단체장은 치산치수 전통적 목민관의 자세를 다시 가다듬어야 한다.

산불 기승의 한 원인이기도 한 가뭄 피해 또한 우심하다. 호남 폭설과는 극단적인 대비 양상인 영남의 가뭄은 벌써 석 달째 건조주의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월 태풍 나비 이후 비다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북 대부분 시'군의 강수량이 예년의 50%선에 머물고 포항'의성'문경 등지는 25~30% 수준에 지나지 않아 양파'마늘 등 밭 작물과 하우스 시설 재배 농가는 물 대기 비상이다. 일부 지역은 식수 파동까지 빚어지고 있다.

겹친 천재와 인재로 빚어지고 있는 정초의 부산하고 우울한 모양새는 빨리 진정돼야 한다.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다.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할 따름이다. 포항에선 산불 발생에 대비해서 헬기에 물을 즉각 공급할 수 있도록 저수지의 얼음 깨기를 한다고 한다. 좋은 사례다. 어려운 혹한과 시련을 이겨내기 위한 관민의 각별한 관심과 협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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