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한 번 신나게 웃고 시작합시다!"
지난 10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의 한 보험회사. 직원들이 서로 아침 인사를 나누며 박장대소하는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박수를 한 번 치며 신나게 "아싸∼", 박수를 두 번 치고 "반갑습니다" 악수하며 인사, 박수를 세 번 친 뒤에는 서로 손을 마주치며 '하이파이브'. 조금 유치해 보일 수도 있는 아침 인사를 나누며 직원들은 연신 배꼽을 잡고 웃어댔다.
'펀(Fun)'이 새해의 화두가 되고 있다. 웃음과 유머가 단순히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차원을 넘어 성공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떠오르는 시대다. '펀(재미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웃음과 유머를 배우고 전파하려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9·11 테러 이후에도 항공업계의 불황과 관계없이 '펀 경영'으로 흑자를 이뤄낸 회사로 유명하다. '미국에서 가장 웃기는 경영자'로 불리는 허브 켈러허 회장은 '일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유머 감각이 없는 사람은 아예 채용하지도 않는다. 미국을 대표하는 100대 여성 기업인의 하나로 꼽히는 한국 여성 진수테리는 샌프란시스코시가 '진수테리의 날(매년 7월 10일)'까지 지정할 정도. 그녀의 성공 비결은 바로 웃음이다.
'펀' 강사 신광훈(40·해마루 법인 대표) 씨는 "카리스마가 있는 무거운 '베토벤의 시대'가 가고 지금은 밝고 경쾌한 '모짜르트의 시대'"라며 "농협·은행·화장품·보험회사 등 직원들의 기를 살려 즐겁고 신나는 일터를 만들려는 CEO는 물론이고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웃음과 유머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김성은(35) (주)하얀얼굴 예쁜몸매 동성로점 대표는 유머있는 CEO가 되기 위해 1년에 회비 15만 원을 내고 전문 유머 사이트에서 고급 유머를 구입한다. 직원 교육을 할 때는 물론이고 영업상 필요한 회식 자리 등 어디서든 평소 갈고 닦은 그의 유머는 톡톡히 빛을 발한다. 김씨는 "사회 저명인사 등 1천200여 명의 유료 회원이 이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며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는데 유머의 중요성이 얼마나 높은가를 실감하게 된다"고 했다.
신광훈 강사는 유머 있는 사람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누구나 처음에는 어색하고 쑥스러운 법. 배우자, 동료 등 가까운 사람을 연습 대상으로 삼아 유머를 한번 써보고 칭찬하고 웃어보면서 연습에 연습을 거치다 보면 결국 '유머의 달인'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루에 1명씩 웃겨 보겠다는 실천 과제를 세워보면 어떨까요. 인터넷, 책 등 관련 자료는 널려 있기 때문에 노력하려는 마음으로 실천해 나가면 머지 않아 유머로 성공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선소후복(先笑後福)'이라는 말처럼 복이 생겨 웃는 게 아니라 먼저 웃어야 복이 들어온다고 강조했다. 단, 유머를 쓰는데도 유의할 점이 있다. 똑같은 유머를 계속 써서 반응이 썰렁하다면 자꾸 바꿔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외골수' 등 자칫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영수기자 stella@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제대로 했으면 출마도 못해" "권력에 무릎"…'李재판 중단'에 국힘 법원 앞 집결
대북 확성기 중단했더니…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 껐다
정세균, 이재명 재판 문제 두고 "헌법 84조는 대통령 직무 전념 취지, 국민들 '李=형사피고인' 알고도 선택"
[앤서니 헤가티의 범죄 심리-인사이드 아웃] 대구 청년들을 파킨슨병에서 구할 '코카인'?
[야고부-석민] 빚 갚으면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