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전설 속의 명장들-(3)알프레드 램지·마리우 자갈로

1958년 스웨덴 월드컵 대회와 1962년 칠레 월드컵대회에서 브라질은 비센테 페욜라 감독과 아이모레 모레이라 감독의 지휘 아래 2연패를 일구었다. 브라질은 감독의 역량도 역량이지만 펠레, 가린샤, 디디, 바바 등 걸출한 선수들이 주목받았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대회에서 우승한 잉글랜드의 알프레드 램지 감독은 생애 최고의 시기를 맞았다. 축구 종주국이면서도 월드컵 대회를 정복하지 못했던 잉글랜드 국민들도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었다.

램지 감독은 1963년 대표팀을 맡으면서 "우리는 월드컵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큰 소리 쳤다. 초기에 프랑스에 5대2로 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선수들을 신뢰하고 자신감을 불어넣으면서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줄 알았다.

보비 찰튼, 보비 무어, 노비 스타일스, 골키퍼 고든 뱅크스 등으로 라인업을 짠 그는 당시에는 생소한 4-4-2 전형으로 전술을 바꾸면서 윙 플레이 보다는 미드필드 플레이를 하도록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이에 대해 논란이 많았지만 그는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슛을 시도하는 데 능한 보비 찰튼 같은 선수에게 자신의 전술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잉글랜드는 이로 인해 '날개가 없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잉글랜드는 우루과이, 멕시코, 프랑스가 속한 1라운드를 통과하고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을 누르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잉글랜드는 연장전끝에 서독을 4대2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의 기쁨에 겨워 선수들이 환호할 때 램지 감독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벤치에 앉아 있었다.

세계 축구사에 1930년대의 오스트리아, 1950년대의 헝가리가 잊혀지지 않는 강팀으로 꼽히지만 1970년 멕시코 월드컵대회에서 마리우 자갈로 감독이 이끈 브라질이야말로 사상 최강의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펠레, 자일징요, 토스타오, 카를로스 알베르토, 히벨리노 등 스타들을 이끌면서 자신만의 색채를 브라질팀에 입혔다. 그것은 5-3-2 시스템으로 수비를 두텁게 하다가도 풀백에게 공격 가담을 주문, 3-5-2로 전형을 유연하게 변형시키는 것이었다. 승리를 거듭하며 결승에 오른 브라질은 결승 상대 이탈리아를 하찮게 보일 정도로 화려한 플레이를 구사하며 4대1로 승리, 줄 리메컵을 영구 보관하게 됐다.

자갈로는 이미 선수로서 58년, 62년 월드컵 대회 우승의 주역이었으며 감독으로서도 우승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그 이후에 선수와 감독으로서 우승한 인물은 서독의 프란츠 베켄바워가 유일했다. 자갈로는 1994년 미국 월드컵 대회에서는 기술 고문으로 참가, 네 차례의 우승에 기여하게 됐다. 수비 위주의 전술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가 이룬 성과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었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대회에도 감독으로 팀을 이끌며 준우승을 차지한 그는 2002년 11월 잠시 대표팀 감독을 맡아 한국과의 친선 경기에서 3대2로 승리, A매치 100승의 이정표에 도달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