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편안하고 아름다운 '설 연휴' 되기를

설 연휴의 분주한 귀성 나들이가 시작됐다. 일요일이 겹쳐 다소 아쉬운 감이 있지만 설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마음 설레는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오래 못 뵀던 대소 친척들을 반갑게 만나 조상들에게 차례를 올리고 세배와 덕담을 주고받으며 혈육의 따뜻한 정을 나누는 아름다운 명절이다. 또한 묵은 한 해를 보내고 신정을 맞아 설계했던 새로운 희망을 그대로 안고 고향을 찾아가 의지를 다잡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설은 즐겁고 뜻 깊은 날이지만 제대로 누리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불의의 사고가 없어야 한다. '민족 대이동'이라 일컬어질 만큼 그 이동량이 엄청난 탓에 귀성은 흔히 전쟁에 비유되고, 뜻하지 않은 불행한 사고도 빈발한다. 그러나 귀성길이 결코 치열한 전쟁이 되어선 안 될 뿐더러 사고로 얼룩져서도 안 된다. 서로 서로가 삼가는 마음으로 남을 배려할 때 귀성길은 아름다운 행렬이 될 것이다. 밀리고 정체되더라도 복잡함에서 오히려 사람의 정을 느끼는 여유를 잃지 않기 바란다.

설 연휴에도 교통 소통과 질서 유지, 사고 예방에 고생하는 관련 기관 종사자들과 국군 장병들은 전체 국민들이 편안한 설을 쇨 수 있도록 보다 투철한 사명감으로 맡은 일에 충실해 주기 바란다. 귀성객들은 이들의 드러나지 않는 노고를 생각하며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추운 겨울에 맞는 설이 따뜻할 수 있는 것은 서로를 감싸는 푸근한 정 때문이다. 그러나 설이기에 더욱 서러운 사람들도 있다. 피붙이 없이 외롭고 쓸쓸한 사람, 먹을 것이 없어 배고픈 명절을 보내는 사람, 서문시장을 비롯한 화재와 사고로 실의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과 온정을 나눈다면 설은 더욱 따뜻하고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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