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어진 길 최선 다해 걸어왔다" 김관용 예비후보

접인춘풍 임기추상(接人春風 臨己秋霜).

한나라당 김관용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동반자'로 여기는 문구다. 김 후보는 뭇 사람을 대할 때는 봄바람 같이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에게는 가을 서릿발처럼 차갑게 대한다. 그래서일까? 그를 만나면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감이 든다. 반면에 일 이야기가 나오면 사람이 달라진다. 금테안경을 고쳐 쓰면서 놀랄 만큼 진지하고 신중해진다. 공무원들은 그를 '일 중독자'라고 평한다. 일에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부어서다.

김 후보는 자신의 삶에 대해 "꿈꾸고 도전하고 이루고, 또 다시 꿈꾸는 삶의 연속이었다. 때론 좌절도 겪었지만 주어진 길을 최선을 다해 걸어왔다."고 평했다.

2남 3녀 중 장남인 김 후보의 어린 시절은 가난했다. 초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산은 기울대로 기울었다. 배가 고파 양조장의 술찌끼를 한 움큼 집어먹고 학교에 갔다가 술기운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통에 선생님에게 야단을 맞기도 했다.

그래도 꿈만은 잃지 않았다. 갖은 고생 끝에 대구사범학교(현 대구교대)를 졸업했다. 낮에는 초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영남대학교에서 꿈을 키웠다. 1971년 각고의 노력 끝에 행정고시에 합격, 꿈의 첫 단추를 끼웠다. 지연과 학연이 우선하는 시류 속에 한때 한직으로 밀려나기도 했지만 원칙을 지키며 묵묵히 일을 했다. 이는 이 후 '구미 경영'을 성공으로 이끄는 든든한 주춧돌이 됐다.

1995년 구미시장 당선은 '김관용'이라는 성명 석 자를 세상에 알리는 전기가 됐다.

그는 구미시장을 세 번 역임하면서 각종 신기록을 낳았다. 수출 실적 300억 달러를 이뤄냈고, 경북도 외자 유치실적의 대부분인 10억 달러를 유치했다. 국내 최고의 CEO형 지방자치단체장이란 평가가 그에게 내려진 시기다.

위기 돌파 능력도 검증받았다. 1997년 외환위기 한파가 구미를 급습, 구미공단이 위기 속을 헤맬 때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바로 구미 4공단 조성. 반대여론에도 구미를 살리기 위한 길은 4공단 조기 조성뿐이라는 확신 아래 신발이 닳도록 중앙부처를 뛰어다녔고, 국내·외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세계를 돌아다니며 문을 두드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제 김 후보는 구미 경영을 다시 시험하려 한다. 경북도지사에 당선, 구미 경영을 경북으로 넓히려는 그 첫발을 내디뎠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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