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패기만만한 미드필더 발론 베라미는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을 이길 수 있다고 말했지만 한국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경기 결과를 전해듣고는 긴장할 것 같다.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아쉬움을 낳았던 한국 대표팀은 2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에서 빠르고 강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설기현, 조재진의 골로 2대0으로 이겼다.
▷이천수, 박지성의 화려한 공격=이천수는 초반부터 돋보였다. 안정환, 설기현과 함께 스리 톱의 공격수로 나선 이천수는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면서 크로스를 올렸고 설기현과 자리를 바꿔 상대 수비수들을 혼란시켰다. 전반 14분 중앙으로 파고 든 이천수는 문전 중앙에서 장신의 상대 수비수들을 등지고 감각적인 터닝슛을 골문쪽으로 정확히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전반 3분 골문에서 20여m 떨어진 프리킥 상황에서는 감아차는 슛이 골키퍼의 방어에 막히긴 했으나 날카로왔다.
부상으로 오랫만에 출전한 박지성은 전반 실전 감각을 추스리며 움직임이 적었으나 후반 들어 폭발적인 질주를 시작했다. 전반 분 수비 뒤로 빠르게 돌아가며 이천수의 패스를 건네받아 골키퍼 앞까지 치닫더니 후반 5분 오른쪽 측면에서 달려가는 이천수에게 논스톱 패스를 연결했고 이는 이천수의 크로스를 거쳐 안정환의 슛으로 이어졌다. 골키퍼에 맞고 공이 튀어나오자 뒤에서 달려들던 설기현이 헤딩 슛을 터뜨려 선제골을 뽑아냈다. 박지성은 볼 소유 능력을 과시하면서 패스할 때 패스하고 돌파할 때 돌파하고 공을 돌릴 때 돌려 한국이 경기를 지배하게 했다.
▷자신감 돋보인 유럽파, 포 백 수비 안정=세네갈과의 경기에 결장했던 박지성, 이영표, 이을용은 성숙된 플레이로 '한국의 힘'임을 입증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국 선수들은 경기 내내 자신감있는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으며 경기 도중 대화를 나누면서 중원을 장악했다.
센터 백 김영철, 김진규와 윙백 이영표, 조원희의 포 백 수비라인은 안정감이 살아났다. 이영표와 조원희가 공격에 가담할 때는 이을용과 김남일이 측면을 방어하는 등 수비 협조가 좋았고 특히 이을용은 경기 조율과 함께 공격 가담이 돋보였다. 상대가 공을 잡을 때 미드필드부터 2~3명이 에워싸는 압박 수비도 빛을 발했다.
▷스위스전 해법이 제시됐다=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들어 박주영, 김두현 등 대폭적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김두현이 들어오자 박지성은 윙포워드로 자리를 옮겨 멀티 플레이를 선보였다.
경기 종료 직전 박주영이 상대 문전에서 공을 잡은 후 수비수들이 달려들자 공을 뒤로 내줬고 교체멤버 조재진이 오른발로 강슛, 골망을 흔들었다.
스위스처럼 장신인 보스니아의 수비수들을 상대로 박지성 등의 2선 침투나 박주영이 수비수들을 달고 2선의 공격수에게 어시스트한 플레이는 스위스전의 해법으로 평가된다. 박지성 등이 자주 얻어낼 수 있는 세트 피스 기회를 정교한 공격으로 가다듬는 것도 스위스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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