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들 노메이크업 열연
지난해 중년 연기자들의 노메이크업 연기가 돋보였다면 올해는 젊은 연기자들이 노메이크업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005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KBS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서 최진실은 병에 걸린 초췌한 환자 역할을 하기 위해 화장기 없는 얼굴로 출연했다. 같은 드라마에서 최진실 엄마 역을 맡은 김혜숙은 딸 아이를 버리고 힘겹게 살아가는 생모의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후줄근한 차림으로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진실(맹순 역)이 자신의 친엄마 김혜숙을 찾아가 "자신을 왜 버렸냐"고 소리 지르는 장면에서 고생한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 김혜숙의 맨얼굴과 눈물을 쏟아내며 소리를 지르는 최진실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2005년 제28회 황금촬영상 최우수 인기여우상을 거머쥔 고두심도 영화 '엄마'에서 노메이크업으로 순박한 시골 아줌마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냈다.
여자 연기자들이 맨얼굴로 브라운관에 노출되는 것을 죽기 보다 싫어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노메이크업 연기는 파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중년 연기자들의 노메이크업 열연이 2006년에는 젊은 연기자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첫 주자는 KBS1 드라마 '서울1945'에서 김해경 역으로 출연한 한은정이다. 시청자들에게 꾸미지 않은 맨얼굴을 보여주는 게 진정한 본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다는 한은정은 호텔 매니저가 되기 전까지 화장기 없는 수수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다.
또 MBC '진짜진짜 좋아해'의 여봉순 역의 유진과 '넌 어느별에서 왔니'의 김복실 역의 정려원도 강원도 산골 소녀를 연기하기 위해 노메이크업으로 브라운관 앞에 섰다.
최근 종영된 SBS 드라마 '서동요'에서 선화공주로 화려한 장신구와 의상 등을 선보였던 이보영 역시 KBS2 '미스터 굿바이'에서는 화장기 없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찾고 있으며 KBS2 '소문난 칠공주'의 육사 출신 중위로 출연 중인 이태란도 노메이크업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 SBS '스마일 어게인'에서 털털하고 남자 같은 성격의 소유자 오단희 역을 맡은 김희선, MBC 수목드라마 '어느 멋진 날'을 통해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성유리도 극중 소프트볼 선수, 아쿠아리스트라는 각각의 직업 때문에 맨얼굴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이처럼 젊은 연기자들이 맨얼굴로 브라운관 앞에 서는 것은 트렌드처럼 노메이크업 열풍이 불고 있기도 하지만 예쁜 모습보다는 연기력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자연기자들이 '어떻게 보여지는 것'보다는 '어떤 연기를 펼치느냐'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내실 있는 연기가 기대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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