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완초페(30.에레디아노)에게는 빅 매치에서 '불운한 조연'을 맡은 게 벌써 두 번째가 됐다.
2002년 6월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
한일월드컵에서 '삼바군단' 브라질을 만난 '코스타리카의 희망' 완초페는 브라질의 에드미우손이 신기에 가까운 오버헤드킥으로 수비진을 농락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특유의 유연한 돌파와 묘기에 가까운 드리블로 브라질 수비진을 꿰뚫고 만회골을 작렬했다.
코스타리카는 안간힘을 써봤지만 당시 최강 멤버를 자랑하던 브라질에 2-5로 완패했다.
4년이 흘러 2006년 6월10일(이하 한국시간).
지구촌의 이목이 온통 집중된 가운데 펼쳐진 독일월드컵 개막전에서 완초페는 다시 '조연'에 만족해야 했다.
독일의 신예 필리프 람(바이에른 뮌헨)과 '골든 헤드' 미로슬라프 클로제, 토르스텐 프링스(이상 브레멘)가 네 골을 합작하는 동안 완초페는 고군분투하며 두 골을 뽑아 코스타리카의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했다.
완초페는 북중미 카리브해 축구를 대표하는 간판 스트라이커다.
전성기의 에우제비우(포르투갈)를 닮아 '검은 표범'으로 불리는 완초페는 2002년 2월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에서 히딩크호를 상대로 그림같은 골을 뽑아내 국내 팬들의 머릿속에도 깊이 남았다.
미국에서 고교 재학 중 농구선수로 뛰며 스카우트의 입단 제의까지 받기도 했던 그는 축구 가문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아메리칸 드림'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축구화를 신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1997년 꿈에 그리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완초페는 더비카운티와 맨체스터시티를 거치며 세계적인 골잡이 대열에 들어섰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전성기에는 한 시즌 10골 가까이 득점포를 뿜어내며 코스타리카 축구 역사상 최고의 킬러로 우뚝 섰다.
하지만 한일월드컵 이후 부상이 탄탄대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고 이후 프리미어리그를 떠난 뒤 카타르 리그 알 가라파를 거쳐 올해 1월부터 자국리그 에레디아노로 유턴해야 했다.
그럼에도 완초페의 골 감각은 여전히 죽지 않았음이 입증됐다. 첫 경기에서 두 골을 뽑아낸 완초페는 동물적인 순간 돌파와 물 흐르는 듯한 드리블을 앞세워 조별리그에서 연속골을 뿜어낼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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