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울산)는 19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와 독일월드컵축구 G조 조별리그 2차전이 끝난 뒤 "지금 우리 행보는 2002년과 비슷하다. 마지막엔 저쪽에서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저쪽'이란 24일 오전 9시 하노버에서 한국이 스위스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벌일 때 같은 시간 쾰른에서 맞붙는 토고-프랑스전을 뜻한다.
2002년의 시나리오가 그대로 현실화한다면 한국은 최종전에서 스위스를 꺾고 2승1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해야 맞다.
지금까지 아드보카트호의 행보가 2002년 한일월드컵의 히딩크호와 너무도 흡사하기 때문이다.
차이가 있다면 평가전에서 부진했던 시기가 히딩크호는 2002년 초로 한일월드컵 본선 개막 5개월 전쯤이었고 아드보카트호는 유럽 현지에서 치른 직전 평가전(노르웨이.가나전)에서 부진했다는 것 정도다.
히딩크호는 한일월드컵 D조 1차전에서 황선홍, 유상철의 골로 반드시 잡아야만 한다던 상대 폴란드를 2-0으로 제압했고 2차전에서 미국의 클린트 매시스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종료 12분을 남기고 안정환이 극적인 헤딩 동점골을 넣어 1-1 무승부를 만들었다. 히딩크호도 폴란드와 1차전에서 초반 수세에 몰리다 전세를 뒤집었다.
아드보카트호 역시 지난 13일 토고전에서 모하메드 카데르에게 먼저 실점했지만 후반 이천수, 안정환이 역전을 이뤄냈고 프랑스전에서도 티에리 앙리에게 초반 실점한 뒤 박지성이 종료 9분을 남기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승1무(승점 4)로 2차전까지 조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같다. 골득실만 다르다.
한일월드컵 2차전이 끝났을 때 D조 판세는 한국과 미국이 나란히 1승1무였지만 한국이 골득실에서 한 골 앞서 있었고 포르투갈이 1승1패, 폴란드가 2패였다.
당시 한국이 1차전에서 꺾은 상대 폴란드를 토고라고 가상한다면 3차전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와야 완벽한 2002년의 시나리오가 된다.
예선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가 예상을 뒤엎고 미국을 제압했듯이 토고가 최종전에서 프랑스를 꺾거나 무승부를 기록해 이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폴란드는 한일월드컵 3차전에서 전반 5분 만에 두 골을 넣는 등 미국을 마구 몰아붙여 3-1 승리를 거뒀다.
히딩크호가 박지성의 결승골로 포르투갈을 1-0으로 눌렀지만 만일 히딩크호가 비겼다면 폴란드의 딴죽 덕분에 포르투갈이 어부지리로 16강에 올라갈 수 있었다.
그러나 보너스 갈등 문제가 불씨로 남아 한때 대회 보이콧까지 검토했다는 토고 대표팀의 현재 분위기로 볼 때 프랑스를 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프랑스가 노쇠했고 지네딘 지단과 에리크 아비달이 경고 누적으로 토고전에 나오지 못하지만 분명히 객관적 전력상 한 수 위의 팀이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호로서는 2002년의 시나리오를 그대로 따라 스위스를 보기좋게 눌러주되 토고-프랑스전 결과에 기대를 갖지 않는 게 바람직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트럼프, 중동상황으로 조기 귀국"…한미정상회담 불발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