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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사제간 정' 키우는 '사도 장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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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대구 구암고 채모(18) 군은 지난 4월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평생 잊지 못할 도움을 받았다.

당장 골수이식을 받아야 했지만 아버지의 신문 배달로 힘들게 생계를 잇는 처지에 수술비용 마련은 막막하기만 했던 것. 이 즈음 딱한 사정을 들은 교사들이 내 놓은 200여만 원은 채 군에게 큰 힘이 됐다.

'사도(師徒·교사) 장학회'가 스승과 제자 간의 잊혀져가는 정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 교사들이 봉급에서 내놓는 월 5천 원~1만 원의 소액 장학금이 제도권 혜택만으로는 부족한 기초생활수급·차상위 가정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26일 오후 대구 중앙경영정보고 교장실에서는 학생·교사 등 10명이 자리한 가운데 조촐한 '장학금 전달식' 이 있었다. 장학금의 주인공은 이 학교에 다니는 1~3학년 학생 4명으로 가정형편은 어렵지만 성적과 품행이 우수한 모범생들이었다.

이날 학생 한 명당 받은 50만 원은 이 학교 교사들이 운영중인 '청솔장학회' 에서 마련, 전달한 것. 2002년 이후 지금까지 학생 92명에게 3천400여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민병권 교장은 "공부에 꼭 필요한 용도로만 쓸 수 있도록 담임교사가 개인당 장학금 통장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며 "일부러 전교생에게는 알리지 않고 조용히 장학금 수여식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사도장학회는 '티끌 모아 태산'의 미덕을 실천하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구암고는 개교 때 결성한 '한마음 장학회'를 통해 지난 10년 간 매월 5천 원씩 모금한 돈으로 120명의 제자들에게 1천2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상규 교감은 "사제 간 정을 돈독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본분을 되새기거나 사기를 높이는데도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구일중 '등불회'도 월 5천 원으로 매년 2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전정아 교사는 "학기 초에 각급 담임 교사들이 모여 수혜 학생을 선정하고 있다."면서 "학생 개개인의 가정환경에 더 세심한 배려를 쏟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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