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수 원수 취약성 근본부터 되짚자

龜尾(구미) 이하 구간 낙동강 수계, 특히 대구 상수 原水(원수) 취수점의 퍼클로레이트(Perchlorate) 오염 충격이 심상찮다. 15년 전 페놀 사태를 겪은 적 있는 대구시민 입장에서 볼 때 그런 반응은 절대로 과도한 게 아니다. '세상에서 최고 안전한 것이 대구의 수돗물'이라며 페트병에 담아 나눠 주고 돈 들여 홍보 간판까지 세웠던 대구시 당국에 대한 배신감도 그래서 더 크다.

그러나 이번 사태 대처 과정이 뭔가 허술한 듯한 느낌 또한 어쩔 수 없다. 파동 며칠 만에 "대구 상수 원수 취수점을 龜尾(구미) 이북으로 옮기자"는 주장이 대두한 것도 한 예이다.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실현성이 의심스럽다. 엄청난 경비 확보의 어려움이나 구미시 등과의 水量(수량) 확보 다툼 가능성이 먼저 문제될 것이다. 하지만 환경론자들의 저항은 더 만만찮을 것이다. 10여 년 전 위천공단 사태로 제시됐던 부산'경남의 식수댐 건설안도 '낙동강을 포기하자는 단견'이라는 반발에 부닥쳐 사라졌었다.

그보다는 이번 사태의 본질이 먼저 파악돼야 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水質(수질) 안전과 관련해 너무 오랫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화학물질의 종류가 3만 7천여 개로까지 급증했지만 수질 기준이 정해져 있는 항목은 1978년 이래 줄곧 9개뿐이라고 한다. 대구의 먹는물 경우 그보다 많은 130여 개 항목의 안전성을 검사한다지만, 현재 낙동강에서는 400여 종이나 되는 유해물질이 검출된다고 했다. 퍼클로레이트 역시 釜山(부산)의 한 교수가 실험해 보지 않았더라면 있는 줄조차 몰랐을 것이다. 상수원에 녹아 있을 가능성 있는 모든 물질의 목록을 만들고, 그 유해성 여부를 확인한 뒤, 판명된 유해물질의 배출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 가는 '지속 가능한' 안전 체제의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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